[밀알의 기적] 월드비전 친선대사 탤런트 한인수 “식수·학용품 갈망하는 모습 선해”
입력 2012-10-17 21:25
“한국 와서도 식수와 학용품을 갈망하는 아이 눈망울이 머릿속에 계속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매년 한두 번은 후원 아동을 만나러 갑니다. 안 그러면 저 자신이 방전되거든요.”
올해로 월드비전 친선대사 16년째인 탤런트 한인수(65)씨의 후원 열정은 유별나다. 월드비전 해외 사업장 방문에 적극 참여하며 동행할 때마다 반드시 1명 이상 결연한다. 방문 이후엔 휴대전화로 지인들에게 현지의 영상과 사진을 보내며 후원 권유도 잊지 않는다. 그렇게 한씨가 가나 에티오피아 등 11개 나라를 방문해 맺은 인연은 12명.
지난달 4∼9일 한씨는 한국 월드비전 모니터링단과 스리랑카 비빌리 지역을 방문했다. 후원 아동인 말리두 락샨(8)을 만나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를 찾아 후원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에서 말리두가 사는 이타나와테 마을까지 도착하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렸지만 한씨의 표정은 밝았다. 아이의 보호자로부터 말리두가 2010년 후원 이후 성적이 올랐으며 장래 희망인 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한씨가 전 세계 빈곤 아동을 찾아다니며 후원하는 것은 그 자신이 가난의 고통을 알기 때문이다. 연기로 유명세를 얻기 전까지 끼니 걱정을 하며 힘겹게 살아왔다는 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 아이들의 그늘진 모습을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2009년 가나 크라치웨스트 사업장에 갔을 때 한 여인을 만났어요. 오염된 마을 물 때문에 기니연충에 감염됐는데 1m 정도 자란 이 기생충이 종아리에만 4∼5마리가 들어 있더군요. 더 자라면 뚫고 나온다는데 어느 누가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요?”
저개발국 주민들의 참혹한 현실을 보고 온 한씨는 지인은 물론 교회·공공기관·학교 등을 찾아가 현지 영상을 보여주며 모금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가나와 케냐 사업장에 우물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우리가 남을 위해 좋은 일을 1년에 몇 번 할까요. 1년간 한 달에 3만원씩 내면 한 아이를 돕는 행복을 여러분도 느낄 수 있습니다. ‘긍휼히 여기는 자가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라’란 말씀처럼 가난한 자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비빌리(스리랑카)=양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