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영재교육 주먹구구로 겉돈다

입력 2012-10-16 19:27


광주지역의 영재교육이 겉돌고 있다.

상위 2%를 차지하는 영재들의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교육을 찾아보기 어렵고 이들을 위한 특별학급과 운영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표 참조)

광주시교육청은 16일 “2000년 제정된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공교육 영역에서 영재교육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지역의 경우 각급 학교에 설치된 28개의 영재학급과 7개의 영재교육원(교육청영재교육원 5개, 대학영재교육원 2개) 등 현재 35곳에서 창의력 향상을 위한 영재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시교육청은 교사추천과 심층면접 및 각종 평가결과에 따라 2011년 기준 전체 학생의 1.16%에 해당되는 2875명을 무상 및 유료 영재교육 대상자로 삼아 방과후수업 형식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시·도별 전국 평균 1.55%에 못 미치는 것이다. 초·중·고교 별로는 초등학생 1722명, 중학생 1071명, 고교생 82명 등이다. 가장 흔한 영재학급은 해당 학생들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근 ‘거점학교’에서 대학교수 등으로부터 심화수업을 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시교육청과 영재학급의 영재교육은 단순한 학업능력 위주로 이뤄져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수학·과학 등 특정과목에 편중돼 미술, 무용, 음악 등 문화·예술과 스포츠 영역의 영재발굴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

광주지역 영재교육기관의 숫자도 다른 시·도에 비해 현저히 적다. 뿐만 아니라 영재들만 따로 모아 교육하는 영재학교가 광주에는 아직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특목고인 광주과학고가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에 영재학교 전환을 신청했다가 무산된 이후 영재학교 설립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지난해 광주지역 영재학생 수는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4월 발표한 통계를 기준으로 할 때 전국 16개 시·도 중 14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대학진학을 위한 수학능력시험 등에서 ‘1등’을 독차지하는 광주지역 평균 고교학력과 정반대의 결과다.

전통적 교육내용보다 단순히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주먹구구식 영재교육이 되풀이됨에 따라 선천적으로 자질이 우수한 학생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교육단체 관계자는 “소수 영재들이 다수의 사회구성원들을 위해 제 역할을 감당하도록 유도하는 영재교육법 개발이 시급하다”면서 “국내 교육현실은 이스라엘 등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초보적 단계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 미래인재교육과 이수진 장학사는 “영재의 조기발굴과 체계적 교육 등 전문화된 영재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2014년부터 광주과학고가 영재학교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