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트카드, 대형마트·백화점선 먹통… 상품권 시장 빼앗길라 거절

입력 2012-10-16 19:15

1년에 1000만장이 넘게 발행되는 ‘기프트카드’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상품권’ 시장을 뺏길까 우려한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기프트카드 승인을 받아들이지 않아 고객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 무기명 선불카드인 기프트카드는 카드에 기재된 액수만큼 결제할 수 있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기프트카드는 매월 100만장가량이 발매되고 있다. 현재 신한·KB국민·삼성·하나SK·비씨 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 대부분이 발행 중이다. 카드업계는 올 한 해 기프트카드 사용액이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발급하는 기프트카드는 이마트·롯데마트뿐 아니라 현대·신세계·롯데 백화점 등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이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상품권 시장 잠식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기프트카드를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도 쓸 수 있다면 각 유통업체가 발행하는 상품권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프트카드 출시 이후 줄기차게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요청하고 있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며 “자사 이익이 아니라 고객들을 먼저 생각해서라도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료 및 기내에서 판매하는 면세물품, 여행사 여행경비 등도 기프트카드로 결제할 수 없다. 온라인 공연장 티켓, 호텔·콘도 등 숙박업소, 기차·고속버스 등도 기프트카드를 받아주지 않는다. 이는 주로 시스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 업체 관계자는 “기프트카드는 실시간 결제가 불가능한 데다 취소 수수료가 생겼을 때 잔액이 없을 경우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