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채 심각한 수준… 제2의 웅진 사태 온다”

입력 2012-10-16 19:15

경기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대출 이자마저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해 제2의 웅진 사태가 올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16일 ‘경기부진으로 기업 부실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제위기의 충격이 기업 실적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지급불능에 빠지는 기업들이 상당기간 계속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비금융기업 623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인 기업이 전체의 2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보다 적다는 것은 기업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금융비용(이자)을 내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부실화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상장기업 4개 중 1곳이 부실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이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의 21.6%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업종별로 보면 분석대상 15개 업종 가운데 비금속광물, 운수장비, 종이목재를 제외한 13개 업종의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했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0.5배에 불과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의 절반도 못 내는 것이다. 보고서는 조사 대상 건설업체의 65.7%가 이자보상배율 1배 이하인 부실위험 기업으로 진단했다.

섬유의복업 역시 이자보상배율이 지난해 4.9배에서 올해 0.8배로 급락했다. 그 외 의약품업(8.0→1.8배), 조선(20.4→8.5배), 철강금속(3.7→1.7배) 역시 이자상환능력 저하가 두드러졌다. 또 내수부진에 수출위축이 겹치면서 그동안 선전했던 대기업(3.9→3.4배)과 수출기업(2.9→2.8배) 역시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