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불안] 중소 수출업체들 직격탄
입력 2012-10-16 19:09
원화 강세에 수출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대기업들은 환율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어 피해가 덜하지만 환율 변화에 무방비 상태인 중소 수출업체들은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 1110원선이 무너지면서 수출업체들은 글로벌 경제위기와 원화 강세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수출 상대국들의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환율까지 악재로 부상하자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손영기 거시경제팀장은 16일 “항공이나 에너지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종이 원화 강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특히 중소기업의 피해가 심하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일본과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는 정밀기계 부품을 수출하는 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가전·통신기기 수출업체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무·플라스틱·종이·섬유·신발·봉제 수출업체의 상황도 좋지 않다.
한 양말 수출업체 사장은 “원화 가치가 크게 올라 거래선을 지키는 것도 쉽지 않지만 수출을 해도 이윤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환율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수출업체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대기업들의 사정은 그나마 낫지만 그래도 마음을 놓을 형편은 못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화 강세의 영향이 전혀 없을 순 없다”면서 “그러나 달러화나 유로화, 각국의 현지 통화 등 결제 통화가 다변화돼 있어 원화 강세로 인한 손해가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해외 공장이 많이 없었을 때는 환율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였지만 지금은 해외 공장 생산 비중이 높아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과 같이 선물환거래 등을 통해 환율 위험에 대비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정부가 나서서 환율을 방어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우성규 홍해인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