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지배구조 논의 사전협의 없어 부적절” 사과
입력 2012-10-16 22:02
MBC 김재철 사장이 16일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임시이사회에 출석해 MBC 주식 30%를 소유한 정수장학회와의 주식 매각 논의 사실에 대해 “부적절한 논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MBC 측 논의 당사자인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은 건강상 이유로 이사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MBC 지배구조에 대해 방문진과 사전협의 없이 논의한 점에 대해 적절하지 못했다”며 사과한 뒤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고 앞으로 국민 앞에 투명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고 회의 직후 방문진 측이 전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MBC의 정치화 고리를 끊는 것이 지배구조 개선의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사들이 이 본부장 혼자 민영화 논의를 할 수 있느냐고 질타하자 김 사장은 “나중에 보니 (이 본부장이 민영화 문제에 대해) 조금 많이 나간 부분이 있었으나 악의를 가지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약 1시간30분간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민영화가 아니라 지배구조를 개선해 보겠다는 얘기를 이사진에 충분히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의에선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는 식의 김 사장 해명에 대해 한 이사가 “왜 거짓말을 하느냐”며 따지며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이를 진정시키느라 정회가 되기도 했다.
임시이사회는 지난 8일 이 본부장과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이 회동, 장학회 보유 MBC 주식 30%를 매각해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 반값 등록금에 사용한다고 논의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치적 파장을 낳자 70%의 주식을 소유한 방문진이 경위 파악을 위해 연 것이다.
한편 MBC는 이날 정수장학회와의 회동 내용 대화록을 보도한 한겨레신문 최모 기자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했다. MBC는 “해당 내용을 기사로 보도한 기자는 직접 불법감청 혹은 불법녹음을 했거나, 또는 제3자가 불법 녹음한 자료를 획득해 해당기사를 작성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MBC는 또 한겨레신문에 대해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