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 산하 공공기관 CEO 10명중 3명 상급기관 ‘낙하산’

입력 2012-10-16 18:57

정부 부처 산하 공공기관장 10명 중 3명은 관리감독을 맡은 상급 부처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에서 일한 뒤 공공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보은인사’ 관행도 여전했다.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정부 부처 30곳 산하 286개 공공기관장 가운데 상급 부처 출신은 82명(28.7%)이었다. 이들을 포함해 외부에서 온 기관장은 233명이나 됐다. 정작 공공기관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들은 외부에서 온 ‘낙하산’들에게 속절없이 밀려나면서 내부 출신 기관장은 50명(18.5%)에 불과했다. 나머지 3자리는 공석이다.

농림수산식품부의 경우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등 산하기관 10곳 중 8곳(80%)의 기관장을 농식품부 출신 공무원이 차지했다. 예금보험공사,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위원회 산하기관 10곳 중 6곳(60%)의 기관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이었다. 금융위는 기재부의 국내금융 정책 담당 부서가 분리돼 만들어진 곳이다. 국토해양부 산하 32개 기관장 자리 중 교통안전공단, 한국감정원,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해양수산연구원 등 14곳(43.8%)은 국토부 출신이 독식했다.

청와대 출신으로는 국토부 산하 한국건설관리공사의 김해수 사장이 현 정부에서 정무1비서관을 지냈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김철균 원장은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을,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정길 원장은 대통령실장을 역임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장의 낙하산 관행을 막기 위해서는 임명 절차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제개혁연구소 위평량 연구위원은 “상급부처 관료들이 기관장을 맡는 관행을 막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와 사장추천위원회를 투명하고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제도적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