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 10년 수익률, 정기적금보다 못하네

입력 2012-10-16 18:57


연금저축을 10년간 부어봐야 은행 정기적금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저축은 오래 유지해야 이득을 보지만 계약자의 40∼60%는 10년도 안 돼 해지했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는 16일 은행과 보험사, 자산운용사의 연금저축을 분석한 금융소비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금저축은 10∼30년간 저축한 뒤 55세 이후 연금을 받는 상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채권형과 금리연동형 연금저축의 10년간 평균 누적 수익률은 자산운용사 연금저축펀드가 42.5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은행 연금저축신탁 41.54%, 생명보험사 연금저축보험 39.79%, 손해보험사 연금저축보험 32.08% 순이었다. 이들 연금저축 수익률은 펀드, 신탁, 보험을 막론하고 10년간 은행 정기적금 수익률 48.83%에 미치지 못했다.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연금저축펀드는 10년간 수익률이 122.75%로 채권형과 금리연동형보다 크게 높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149.6%라는 점을 고려하면 역시 시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금감원 김용우 소비자보호총괄국장은 “연금저축은 해마다 수수료를 떼는 데다 금융회사가 연금자산 관리·운용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첫해 연금저축 수수료율은 손보 13.97%, 생보 11.12%로 보험이 펀드(0.78%)와 신탁(0.77%)에 비해 10배 이상 높았다. 30년째엔 생보 0.07%, 손보 0.10%로 보험이 신탁(0.81%)과 펀드(1.24%)보다 낮아졌다.

연금저축을 10년간 유지한 비율은 평균 52.4%에 불과했다. 가입자 절반이 중도해지를 했다는 뜻이다. 연금저축은 중도해지 시 기타소득세 22%가 부과된다. 특히 가입 후 5년 안에 해지하면 해지가산세 2.2%가 추가돼 원금마저 까먹는다. 김 국장은 “연금저축은 초장기 상품인 만큼 오래 유지해야 가입자에게 유리하다”며 “가급적 20년 이상이나 종신형으로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연금저축 수수료 체계가 적정한지 검토해 과도한 수수료는 내리도록 권고키로 했다. 연금저축 적립금을 담보로 대출받을 땐 일반 예금 담보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번 보고서는 금감원이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키로 하고 내놓은 첫 결과물이지만 내용이 단순 정보 제공에 맞춰져 실망스럽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정보는 그동안 민간단체나 보험협회 등에서도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너무 많은 내용을 담다 보니 산만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문정숙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홈페이지(www.fss.or.kr)에 올릴 때에는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부연설명을 달겠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