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문재인, 가계부채 대책 간담회… “사람 살리는 게 중요” 피에타3법 입법 약속
입력 2012-10-16 18:54
여야 대통령 후보들이 16일 ‘색다른 행보’를 통해 외연을 확대하거나 지지 기반을 다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4·19 민주묘지를 방문하며 대통합 행보를 벌였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가계부채 대책 간담회를 주재하며 힐링 행보를 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젊은 직장인들과 ‘도시락 번개모임’을 갖고 3040세대 유권자를 집중 공략했다.
“9년 전 2000만원을 빌렸는데 사기 당해 돈은 만져보지도 못하고 사채업자한테 시달리고 있다. 연 48%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집마저 경매로 빼앗기고 길거리에 나앉았다. 검찰은 서류 한 장 잘못 쓴 죄만 묻고 사기꾼은 잡아주지도 않는다. 후보님이 좀 도와주소.”
16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여의도 담쟁이캠프에서 열린 가계부채 대책 간담회에 참석한 60대 여성은 문 후보 앞에서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직장에서 쫓겨난 뒤 ‘신용카드 돌려 막기’로 생활하다 신용불량자가 된 주부,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는 대학생의 사연도 이어졌다.
문 후보는 “변호사 생활 30년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오늘 특히 가슴이 아프다”며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문제를 국가경제위기 차원보다 사람을 먼저 살리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 번째 경제민주화 구상인 가계부채 정책으로 현행 연 39%인 대부업 이자율 상한을 25%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연 30%인 일반 금융기관의 이자율 상한도 25%로 낮출 방침이다. 이를 어기면 제한이자율을 초과하는 부분뿐 아니라 원금을 제외한 이자계약 자체를 무효화하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이자제한법과 함께 금융기관에 대출 설명의무를 강화한 공정대출법, 채무자가 채권추심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대리인을 지정하는 공정채권추심법을 묶어 ‘피에타 3법’을 마련하고 이르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피에타는 ‘자비를 베푸소서’란 뜻의 이탈리아어로 김기덕 감독이 올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 제목이다.
또 통합도산법의 개인회생기간을 5년(최장 8년)에서 3년(최장 5년)으로 단축하고 일정액 미만의 1가구 1주택인 경우 담보채권자가 채무자의 주택을 경매 처분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용불량자, 파산자 등이 제2의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압류와 담보 제공이 금지되는 ‘힐링 통장’도 만들기로 했다.
앞서 문 후보는 오전에 일자리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하며 공약을 내놨다. 임기 내 중견기업 4000개 육성, 공공서비스 일자리 확충, 사회적 일자리 지원을 위한 2조원 규모의 사회투자기금 조성, ‘100세 사회대책위원회’ 설치를 통한 노인 일자리 대책 마련 등이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인수위 때부터 일자리 문제를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에 착수하겠다”며 “대통령이 돼도 일자리위원장은 직접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