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박근혜, 4·19 민주묘지 참배… “현대사의 아픔 치유” 대통합 행보 재개

입력 2012-10-17 00:29

여야 대통령 후보들이 16일 ‘색다른 행보’를 통해 외연을 확대하거나 지지 기반을 다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4·19 민주묘지를 방문하며 대통합 행보를 벌였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가계부채 대책 간담회를 주재하며 힐링 행보를 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젊은 직장인들과 ‘도시락 번개모임’을 갖고 3040세대 유권자를 집중 공략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국립 4·19 민주묘지를 방문하면서 지난 8월 28일 전태일재단 방문 무산으로 중단된 대통합 행보를 재개했다. 정수장학회 문제로 다시 불거진 과거사 논란 속에서도 대통합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박 후보는 부마민주화항쟁 33주년인 16일 한광옥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국민대통합위원들과 함께 서울 수유동 4·19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박 후보는 4월 학생 기념탑에서 분향 후 방명록에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통합으로 미래로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제헌국회 의장을 지낸 신익희 선생 묘소 등 개별 묘소는 따로 참배하지 않았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 화해의 과정을 그동안 어느 정부도 이뤄내지 못했지만 통합 과제는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반드시 풀어야 하는 절박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방명록 작성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정수장학회나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현안 질문은 따로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박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4·19 민주묘지를 찾으면서 지난달 24일 과거사 사과 당시 약속했던 후속조치들이 잇따라 현실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후보는 당시 “과거의 아픔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 더 이상의 상처로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일인 26일을 전후해 인혁당 유가족 등 과거사 피해자들과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다시 전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17일에는 재단법인 김대중기념사업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리는 토론회에 참석해 통합 행보를 이어간다.

4·19 민주묘지 방문에 앞서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박 후보 발언의 방점은 통합과 쇄신에 찍혔다. 박 후보는 “우리 사회는 많은 갈등 또 상처가 내재돼 있다. 우리 사회의 세대 간, 이념 간에 또 수도권·지방 간, 계층 간에 내재된 갈등을 치유하지 못하면 더 이상 우리나라는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없고 국민 삶도 더 어려워질 거란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보단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쇄신과 통합을 함께 이뤄내면서 어려운 민생을 구하고 또 국민의 삶을 챙기면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100%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 지금 이 시대가 저와 우리에게 준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길 유동근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