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영사관 피습 내 책임”… 경비허점 책임 오바마에 불똥튈까 우려 사전차단

입력 2012-10-16 18:43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 사건에 대한 미흡한 대처는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페루 수도 리마를 방문한 클린턴 장관은 CNN,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은 해외 외교공관의 구체적인 보안 결정에 대해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미 영사관 피습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 벵가지 미 영사관이 테러 공격을 받아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주리비아 대사 등 4명이 숨진 사건에 대한 미 정부의 대응이 대선을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 사건 초기에 우발적 사건이라고 했다가 뒤늦게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고 영사관 경비 강화 의견을 묵살하는 등 사건 대응이 엉망진창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11일 부통령 후보 TV토론회에서 바이든 부통령이 벵가지 영사관 보안요원들이 영사관에 대한 경비 강화를 요구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대답하면서 책임 논란이 더욱 커졌다.

한편 미 국방부와 국무부는 리비아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소탕할 특공대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정부 내부문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의회는 지난달 국방부의 작전 및 파키스탄 대테러 지원 예산에서 800만 달러를 전용하는 안을 승인했다.

리비아군에 편입되는 특공대 규모는 500명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특공대 훈련은 미국 특수부대 요원들이 맡을 전망이다.

새로운 특공대 창설은 영사관 피습 전부터 진행되고 있었지만 사건 이후 한층 속도를 내게 됐다. 리비아 특공대는 알카에다 등 테러세력과 폭력적인 극단주의 조직을 격퇴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한다. 정부 문서는 또 리비아 국경 통제 강화 등을 위해 400만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