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분리독립 바람… 스코틀랜드 2014년 투표-벨기에 플랑드르 들썩

입력 2012-10-16 18:42

유럽이 분리주의 움직임으로 들썩이고 있다.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지역들은 독자적인 역사를 갖고 소속 국가와 오래 반목해 온 공통점이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15일(현지시간) 에든버러에서 만나 스코틀랜드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 방안에 합의하고 협정문에 서명했다. 2014년 가을 시행되는 주민투표 대상자는 스코틀랜드 주민으로 제한된다.

중세 이래 끊임없이 잉글랜드의 침입에 시달려 온 스코틀랜드는 1314년 배넉번 전투에서 승리를 거둬 주권국가로 인정받게 됐다. 1603년에는 스코틀랜드 국왕 제임스 6세가 가계가 끊긴 영국 왕실과의 혈연으로 잉글랜드 국왕에 즉위했고, 1707년 양국의 최종 합병이 이뤄졌다. 그러나 감정적 앙금은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이 지역은 에든버러와 글래스고가 속해 있는 데다 북해 유전에 면해 있다.

전날인 14일에는 벨기에 지방선거에서 플랑드르 지역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새플랑드르연대’(NVA)가 승리를 거뒀다. NVA는 플랑드르 지역 35개 선거구 중 20개 선거구에서 승리했고, 플랑드르 지역의 핵심 경제도시인 앤트워프 시장 자리도 가져갔다.

벨기에는 크게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의 플랑드르와 프랑스어를 쓰는 남부의 왈롱 지방으로 나뉘어 있다. 같은 정당이 언어권별로 나뉘어 따로 활동할 정도로 정치통합도 요원하다. 플랑드르 지방은 1100만 벨기에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데다 압도적인 경제력을 갖고 있다. 이 지역이 독립할 경우 벨기에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스페인도 카탈루냐와 바스크의 분리독립 요구로 시끄럽다. 지중해에 면한 카탈루냐는 유럽과 직접 소통하기 편리한 위치에 최대 항구도시 바르셀로나가 포함된 중요 지역이다.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9%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적 중요성도 높다. BBC는 “지역들의 경제적 자신감에다 유럽연합(EU)의 경제 통합이 주는 안도감이 분리독립 요구를 더 강하게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