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판은 지금 ‘전태풍 주의보’… 개막 2경기 공수 알토란 활약

입력 2012-10-16 18:37

“재미있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는 요즘 팬들한테서 이런 소리를 많이 듣는다. 지난 다섯 시즌 동안 꼴찌를 세 번이나 했고, 9위와 8위를 한 번씩 한 오리온스. 만년 하위 팀 오리온스가 이번 시즌 확 달라졌다. 4년 만에 처음으로 개막 2연승을 달린 오리온스는 대형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태풍 중심엔 전태풍(32)이 있다.

지난 2009년 귀화 혼혈선수 전체 1순위로 한국 무대를 밟은 전태풍은 지난해까지 세 시즌 동안 전주 KCC에서 뛰었다. 2010∼2011 시즌엔 하승진과 콤비를 이뤄 우승까지 일궈 냈다. 전태풍은 전주에 정이 많이 들어 떠나기 싫어했다. 그러나 귀화 혼혈선수는 세 시즌 넘게 한 팀에서 뛸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KCC를 떠나 오리온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오리온스의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꿰찬 전태풍은 지난 13일 부산 KT전에서 18득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14일 친정인 KCC와의 경기에선 18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했다. 전태풍의 장점은 빠른 스피드다. 코트에서 속공하고, 수비하고, 스틸하며 정신없이 뛰는 모습을 보면 딱 오리온스 스타일이다.

전태풍은 14일 KCC전 승리 후 “연승으로 팀 분위기가 매우 좋다”며 “실수 없이 우리들의 게임을 하면 앞으로도 계속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위기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전태풍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된다”며 “이제 더 이상 예전의 오리온스가 아니다”며 고무된 목소리로 말했다.

오리온스는 17일 개막 2연패에 빠진 창원 LG를 고양실내체육관으로 불러 시즌 세 번째 경기를 치른다. 다크호스로 떠오른 오리온스가 연승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 팬들의 눈길은 전태풍에게 쏠려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