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패러다임이 바뀐다] 원자재 등 테마별 투자 농산물 ETF 재미 ‘짭짤’

입력 2012-10-16 18:56


<하> 주식에서 원유·농산물까지 ‘진화’

주가지수나 채권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을 내던 상장지수펀드(ETF)가 콩·옥수수 등 농산물과 금·구리·원유 등 원자재로 발을 넓히고 있다. 코스피, 나스닥, S&P500처럼 평범한 주가지수를 벗어나 보험, 건강, 중국 내수, 녹색산업, 사회책임투자 등 테마(주제)를 새롭게 나눠 투자하기도 한다. 저금리·저성장 시대 돈이 될 만한 것을 찾아 파생상품을 만들고 수익을 창출한다.

16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농산물 ETF는 생각지도 못한 재미를 봤다. 6월 중순 이후 미국과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이상기후로 흉작을 맞아 곡물가격이 폭등한 탓이다.

1월 2일부터 10월 15일까지 20.45%의 수익을 낸 TIGER 농산물 선물(H)이 대표적이다. 거래소에 상장된 ETF 130개 종목 중 같은 기간 수익률로는 4위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종목은 농산물 중에서도 콩 가격만 따라가는 콩 ETF였다. 미국 시카코상품거래소에 상장된 콩 선물지수에 연동된 KODEX 콩 선물(H)은 수익률 34.23%로 나머지 129개 종목을 제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이 종목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 가지 농산물 가격만 따르는 일편단심 ETF다.

수익률 30.12%로 2위에 오른 TIGER 중국소비테마는 중국인이 먹고살기 좋아질수록 수익을 낸다. 중국 내수에 영향을 받는 CJ오쇼핑, 엔씨소프트, 호텔신라, LG생활건강 등 국내 기업에 투자한다. 경기가 안 좋을 때 빛을 발하는 TIGER 경기방어도 12.31%의 수익을 내면서 제 몫을 했다. 이 종목은 필수 소비재 업종에 투자한다.

금이나 은 선물지수를 따르는 ETF도 수익률이 높았다. 미국의 양적완화 등 경기부양책으로 늘어난 돈이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고 귀금속 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밖에 보험, 건강, 정보통신(IT), 운송, 사회책임투자, 미국달러, 철강, 반도체, 조선, 은행, 금융, 미디어통신, 자동차, 화학, 녹색산업, 소프트웨어 등 ETF 테마는 가지각색이다.

원자재 ETF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별 볼 일 없었다. 세계 경기 침제가 길어지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2분기 이후 하락해서다. 이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만능 ETF는 없다. 현재까지 고수익을 낸 종목이 나중에도 이익을 많이 낸다고 장담하진 못한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각종 ETF를 조합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투자 종목을 나눠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우리 스마트 인베스터’는 코스피200 지수를 따르되 지수가 내릴 때 더 사고 오를 때 덜 사는 방식으로 저가 매수 기회를 높인다. 한국투자증권의 ‘아임유 랩-적립식 ETF’는 저평가된 섹터(분야별) ETF를 발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나대투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은 ETF를 매달 일정한 날짜에 조금씩 사들이는 적립식 상품으로 승부하고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