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벌의 패션 센스… 일주일이 든든해요
입력 2012-10-16 18:21
“뭐야? 유리씨! 또 새 옷 샀군?”
㈜신원 베스띠벨리 상품기획팀 디자이너 최유리(26)씨가 요즘 매일 듣는 말이다. 그저 ‘쌩긋’ 웃지만 마음속으로는 ‘앗싸! 성공이다’를 외치곤 한다.
최씨가 올가을 들어 새로 마련한 옷은 벽돌색 원피스가 전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새 옷을 입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의 뛰어난 패션 센스 덕분이다. 최씨는 “이 원피스 한 벌로도 일주일을 매일매일 다른 옷처럼 스타일링할 수 있다”고 했다. 정말? 최씨는 “다른 계절의 옷은 물론 캐주얼과 정장 등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이템들을 적당히 섞어 입는 ‘믹스 앤 매치’를 잘 활용하면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지난 한주 동안 벽돌색 원피스 한 벌로 어떻게 팔색조 패션을 연출했는지 들어 봤다.
◇월요일=일주일을 시작하는 날, 최씨는 원피스 위에 호피무늬 스카프를 내려뜨려 멋을 냈다. 최씨는 “스카프 위에 벨트를 매면 마치 원피스 위에 스카프가 달려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면서 이렇게 하면 올가을 유행하는 애니멀 프린트 패션이 연출된다고 말했다.
단색 옷을 즐긴다는 그는 “스카프만은 화려한 색상과 패턴으로 여러 개 갖고 있다”면서 스카프야말로 멋내기의 ‘비밀병기’라고 했다. 가끔 스카프를 넓게 접어 와이드 벨트처럼 연출하기도 하고, 상반신 전체를 가리듯 둘러 주기도 한다고.
◇화요일=간절기에 가장 유용한 아이템으로 꼽히는 카디건. 엉덩이를 살짝 덮을 정도로 긴 카디건을 원피스 위에 입어 길고 늘씬한 모습으로 연출했다. 최씨는 “카디건은 재킷과 달리 몸 움직이기가 편해 일이 많은 날 입는다”고 말했다. 짧은 카디건을 입으면 경쾌한 느낌을 즐길 수 있다.
◇수요일=일주일 중 하루는 원피스만 간단하게 입어 주는 것도 변신의 묘미. 대신 가슴 한가운데까지 내려오는 목걸이로 포인트를 줬다. 커다란 브로치를 달아도 멋스럽다.
◇목요일=원피스가 싫증이 날 무렵이므로 과감한 시도를 해본다. 최씨는 초가을용 시폰 블라우스를 원피스 위에 입었다. 그는 “얇은 시폰 소재의 블라우스를 도톰한 가을 원피스 위에 입을 때 좀 주저했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계절이 다른 옷은 색상은 물론 소재가 달라 겹쳐 입었을 때 또 다른 멋을 즐길 수 있다. 원피스 위에 민소매 여름 원피스를 겹쳐 입는 것도 시도해볼만하다. 원피스 안에 레이스나 샤스커트를 겹쳐 입어도 재미있다. 심플한 정장 원피스가 레이스나 샤 장식의 공주풍 원피스로 변신한다.
◇금요일=주말이 시작되는 때다. 정장보다는 캐주얼이 어울리는 날. 최씨는 두툼한 반소매 니트를 원피스 위에 덧입어 캐주얼한 느낌을 더했다. 반소매 니트 대신 니트 조끼를 입어도 멋스럽다.
◇토요일=친구들과 수다모임을 갖기로 한 주말. 정장 원피스는 정말 아니다. 원피스 위에 후드티셔츠를 입고 가죽조끼를 덧입었다. 원피스는 어디로 숨었나 싶게 편한 차림이 됐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