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식량가격 폭등 … 저개발국 위협” ‘세이브더칠드런’ 발표

입력 2012-10-16 18:17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16일 ‘세계식량의 날’을 맞아 식량가격 상승과 불안정성이 저개발국 아동의 영양과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보고서 ‘값비싼 대가(A High Price to Pay)’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역사상 가장 높은 국제 곡물가격을 기록한 지난 2008년과 2011년의 식량가격 폭등으로 전 세계에서 1억5300만명이 빈곤선 아래로 전락했으며 아동 40만명의 삶이 위험에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계 아동 발달지체의 90% 이상이 집중돼 있는 36개 국가 중 무려 33개 국가가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영양실조 비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식량가격 급등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7월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식량가격지수가 6% 상승하는 등 식량가격 불안정성이 지속되자 이들 36개 국가 중 하나인 말라위와 모잠비크에서는 옥수수 가격이 각각 174%, 129%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캄보디아의 도시 빈민지역에서는 5세 이하 아동의 발달지체 비율이 식량가격상승에 따라 10%에서 16%로 증가했다. 니제르에서는 수수가격이 상승한 5주간 급성영양실조로 급식센터에 등록한 아동의 수가 증가했다. 2009년 방글라데시에서 쌀 가격이 94% 상승했을 때에는 발달지체 비율이 도시 거주 아동의 경우 13.5%에서 21%로, 지방 거주 아동의 경우 17%에서 26%로 각각 증가했다.

또 이들 취약 국가에서는 가구당 수입의 평균 30%를 식료품에 쓰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최빈곤층에서는 이 비율이 훨씬 높았다. 보고서는 식량가격 상승은 빈곤 가구로 하여금 식량 구입을 위해 농사를 짓는 가축이나 농기구 등 생산 자산을 팔고 대출을 받게 해 빈곤의 덫에 갇히게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한국과 같이 G20에 참여하는 정부들이 농산물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농업시장정보시스템 정책을 준수하고, 개발도상국의 사회적 보호 프로그램 정착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