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성경속 ‘하나님의 큰 일’은 이스라엘 회복”

입력 2012-10-16 17:36


저자와의 만남

‘하나님의 심장’ 펴낸 김우현 다큐감독


아마 꽤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는 맨발로 지하철에서 복음을 전한 ‘최춘선 할아버지’의 잔상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 이름 없던 최 할아버지를 세상에 선보인 이가 김우현 감독이다. KBS ‘인간극장-친구와 하모니카’로 2002년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한 능력 있는 PD였던 김 감독은 지극히 작은 자 하나를 품으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이 땅, 저 땅을 다니며 아버지의 마음을 영상과 글에 담아왔다. ‘팔복’ ‘부흥의 여정’ ‘하늘의 언어’ 등을 썼다. 안온한 자리를 박차고 하나님이 이끄심에 순종하며 살아온 김 감독의 여정 자체가 인간극장이라고 할 만하다.

그가 최근 펴낸 ‘하나님의 심장’(규장)은 이스라엘과 관련된 그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책에서 그는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신비요 보화라고 했다. 하나님의 심장이 품는 이스라엘의 중요성과 영적 의미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저자의 간절함이 묻어 있는 책이다. 요즘 한국 교회에 부상하고 있는 ‘이스라엘 회복’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 적지 않은 논란을 야기한 이스라엘 회복에 대한 김 감독의 설명은 명확하다. 피상적이고 메마른 신앙이 아닌 살아 증명되는 말씀의 회복이 바로 이스라엘의 회복이라는 것이다. 최근 김 감독을 서울 서초동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그는 이스라엘은 너무나 중요한 하나님이 언약이며 비밀의 경륜이라고 말했다. “사도 바울은 이 사실을 지혜 있는 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하나님의 신비’라고 했습니다. 선지자 스가랴는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눈동자’라고 불렀지만 저는 ‘우리 아버지의 보화’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이스라엘은 바로 우리의 본질이고 정체성입니다. 교회의 바탕이고 DNA입니다.”

김 감독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연히 대체신학을 생각하게 된다. 대체 신학(Replacement Theology)은 하나님 앞에서 이스라엘은 영원히 끊어졌고 그 자리를 구원받은 이방 기독교인들이 대체했다고 믿는 신학이다. 오늘날의 교회가 이스라엘을 대체했다는 것이다. 가톨릭은 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교회가 새 이스라엘이라고 선언했으며 개신교에서도 많은 교회와 신학자들이 이 관점을 수용하고 있다. 김 감독 역시 처음 이스라엘 회복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미 버려지고 패한 이스라엘을 왜 하나님이 다시 회복시키는가?’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다 그는 국내 이스라엘 관계자로부터 “예수님을 죽인 것은 유대인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로, 주님은 우리 죄 때문에, 나 때문에, 나를 죄악에서 구원하려고 죽으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이 비수처럼 김 감독의 심장에 파고들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이스라엘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 사이 여러 가지 ‘기이한 일들’이 그를 이스라엘로 더욱 가까이 가게 했다. 깊은 성경 묵상을 통해서 점점 이스라엘이야말로 하나님의 심중에 들어 있는 가장 최우선의 명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9장 3절에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로라”고 토로했다. “바울은 초대교회, 신약교회의 대표적인 사도가 아닙니까. ‘이스라엘을 향한 바울의 절박함과 애통함이 우리에게는 왜 없는가’를 심각하게 묻게 됐지요. 그토록 처절하게 이스라엘의 구원을 간구하는 내용을 나는 오랫동안 간과하고 살았다는 자각의식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지요.”

그는 성경을 통해 구약에서 예언된 가장 중요한 주제가 바로 이스라엘 회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성경에 나온 ‘하나님의 큰 일’은 이스라엘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회복은 성령의 부어짐과 깊은 연관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큰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에게도 메시아가 오셔서 이루실 구속의 역사는 이스라엘의 회복이었습니다. 이런 것들은 그동안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김 감독은 이스라엘에 대한 편견과 몰이해는 성경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지금 교회가 이스라엘의 회복이라는 놀라운 주제를 깨닫지 못하게 하려는 사탄의 공격은 치밀하다고 덧붙였다.

이후 그는 십수 차례 이스라엘 현지를 방문했다. 그 이전까지 그는 일본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에만 붙들려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형제들이 함께 손을 잡고 열방을 향해 나가는 것을 위해서 기도해 왔다.

메시아닉 유대인인 루벤 도런이 쓴 ‘한 새 사람(One New Man)’은 김 감독의 영적 지평을 확장시킨 책이었다. ‘한 새 사람’은 에베소서 2장 15절에 나오는 말씀으로 유대인들과 이방인(세계 크리스천)들이 ‘한 새 사람’을 이루는 것은 인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이라는 것이다.

“유대인들과 이방인 모두가 함께 ‘한 새 사람’을 이루는 것은 장차 올 시대의 징조라는 사실이 깨달아졌습니다. 지금은 아시아에서 예루살렘을 회복하러 오는 ‘하나님의 시즌’입니다. 특히 동방이 땅 끝인 한국과 일본, 중국이 한 새 사람이 되어 하나님의 심장에 깊이 박혀 있는 그 일을 위해서 나아가야 합니다.” ‘한 새 사람’이라는 관점을 통해 한국과 일본, 중국, 이스라엘이 하나의 영적 선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했다.

이스라엘로 향한 여정을 통해서 김 감독은 이전보다 더욱더 주님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정말 은혜였습니다. 막연하고 감성적이던 신앙을 넘어 역사 속에서 실재하시는 주님의 역사를 더욱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이스라엘의 가장 큰 의미기도 하지요.”

책에는 김우현이라는 한 그리스도인이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찾아 떠난 여정이 담겨 있다. 일종의 간증집이다. 그러나 이 안에는 깊은 신학적인 성찰과 역사적이며 영적인 통찰이 담겨 있다. 이스라엘 회복과 관련해 호오(好惡)의 감정을 지닌 모두에게 유익하다.

요즘 ‘이스라엘 회복’이라고 하면 무조건적으로 경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저자는 궁극적으로 이스라엘의 회복은 하나님의 본원적인 말씀의 회복이라고 강조한다. 말씀 회복이라는 차원에선 이스라엘 회복을 굳이 경계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하나님이 마음을 품고 이스라엘 전역을 미친 듯이 다녔던 저자는 말한다. “나는 울었습니다. 그 땅을 향한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에….” 책에는 그 마음을 모두가 품기 원하는 저자의 염원이 담겨 있다.

글·사진=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