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저소득층 장학금도 ‘부익부 빈익빈’

입력 2012-10-15 21:44


대구시교육청이 자치구별로 크게 차이 나는 저소득층 고교생 장학금을 대폭 손질한다.

15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에서 가장 많은 장학금을 받은 곳은 수성구로 14개 일반계 고교 저소득층 학생 658명(대상 1989명)이 7억3900만원을 받았다. 가장 적은 장학금을 받은 곳은 서구로 4개 일반계 고교 저소득층 학생 132명(대상 1575명)이 1억5300만원을 받았다.

장학금 수혜 비중도 지역차가 컸다. 수성구는 저소득층 학생 비율이 14.9%인 반면 장학금액 비율은 대구지역 전체 장학금(31억원)의 23.4%를 차지했다. 반면 북구는 20.3%가 저소득층 학생이지만 장학금 비율은 15.8%에 불과했다.

이같이 잘사는 지역에 장학금이 더 몰리는 현상은 학교별 동문장학단체의 유무가 가장 큰 이유라고 시교육청은 분석했다. 대구지역 71개 일반계 고교 중 동문장학단체에서 장학금을 지급하는 학교는 모두 33곳(46%)으로 수성구(9개)와 달서구(7개)에 편중돼 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지역별 장학금 편차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장학제도를 대폭 손질키로 했다. 우선 외부 장학금 추천 때 학교가 아닌 교육청을 경유토록 해 서구나 북구처럼 저소득층 학생이 많은 지역에 추천 인원을 늘림으로써 장학 혜택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학 등록금의 경우 장학생을 학년 초 선발해 대학 진학이 확정되는 조건으로 지급하거나 해외 자원봉사활동 경비를 지원하는 등 장학금의 용도를 분명히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25일 지역 장학재단 이사장, 장학금 관련 책임자 등을 모아 간담회를 열고 지역균형 장학제도에 대한 생각을 전달했으며 앞으로도 수차례 더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장학단체 관계자들이 시교육청의 생각에 공감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학금의 지역별 차이를 개선해 학생들이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