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속 미세 암세포 검출 마이크로칩 개발
입력 2012-10-15 20:04
국내 연구진이 혈액을 타고 돌고 있는 암세포를 조기에 분리해 내는 마이크로칩을 개발했다. 암 전이나 재발 가능성 예측, 항암제 효과 확인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유방암클리닉 김승일 교수는 연세대 기계공학부 바이오칩연구실 정효일 교수팀과 2년간 공동 연구를 통해 암 환자 혈액에서 암세포를 검출하는 마이크로칩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혈액 7.8㎖ 이상을 이 마이크로칩이 깔린 관 안으로 통과시키면 수억개의 정상 혈구에 섞인 미세한 암세포가 걸러진다. ㎖당 최대 70개의 살아있는 암세포를 20분 내에 분리해 낼 수 있다.
암세포는 피 속을 떠돌다가 다른 장기로 이동해 새로운 암을 일으킨다. 따라서 이 기술을 통해 암 환자의 혈액 속 암세포 유무와 숫자 등을 측정하면 암 전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마이크로칩을 이용해 혈액 속 암세포의 증감을 관찰하면 치료 효과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정효일 교수는 “전이를 일으키는 거의 대부분의 암에 적용할 수 있다”면서 “후속 연구와 임상시험 등을 거쳐 이르면 1∼2년 내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바이오일렉트로닉스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