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호랑이 제자들에 독수리 조련 맡기고… 김응용 한화 감독 “우승 가능”
입력 2012-10-15 21:47
독수리 옷을 새로 입은 ‘코끼리’ 김응용(71) 한화 감독의 취임 첫 일성은 ‘우승’이었다.
김 감독은 15일 대전 한밭구장에서 열린 9대 감독 취임식에서 한국시리즈 10회 제패를 이룩한 ‘우승 청부사’ 답게 “함께 하면 플레이오프 진출, 한국시리즈 우승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8년 만에 프로야구 사령탑으로 현장에 복귀한 감회에 대해 김 감독은 “굉장히 긴장되고 가슴 떨린다”며 “즐겁게 야구해서 우승으로 팬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각 팀의 전력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본다. 우승 여부는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훈련하느냐에 달렸다”며 단시일 내 팀을 경쟁력 있는 팀으로 바꾸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김 감독은 한화의 문제점에 대해 ‘수비력’을 꼽았다. 그는 “바깥에서 본 한화의 문제점은 수비력이었다. 엉뚱한 플레이가 많이 나온다”며 “경기는 선수가 풀어가는 것인데 선수들의 상황 판단이 부족한 것 같다. 수비 연습을 많이 하면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우승을 위해 이미 구단에 자유계약선수(FA) 두 명을 데려와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초미의 관심사인 에이스 류현진(25)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에 대해선 “선수 자신은 해외에 진출하고 싶겠지만 야구는 혼자가 아닌 단체 운동”이라고 말해 우회적으로 미국 진출에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박찬호(39)의 거취에 대해선 “본인이 내년 시즌 현역 지속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못 한 것 같다. 다음달 미국에 다녀온 뒤 결정하겠다고 하더라”며 본인 의사에 맡길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우승을 위해 ‘해태맨’들을 코치진에 영입했다. 5월 KIA에서 은퇴한 ‘바람의 아들’ 이종범(42)은 스승인 김 감독의 전화 한 통화에 한화에서 주루코치로 지도자로서 데뷔하게 됐다. 김 감독은 김성한(54) 전 KIA 감독을 수석코치로 낙점하고 구단에 영입을 요청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LG에서 은퇴한 이대진도 김 감독의 부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황색 한화 유니폼을 입고 김 감독을 맞은 이종범은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연수하고자 추석 연휴 때 잠시 일본 나고야를 다녀왔다. 그런데 김 감독님이 같이 해보자고 해서 한화를 택했다”며 “실패를 거울삼아 두려움 없이 용맹스럽게 뛸 수 있도록 선수들을 가르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전=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