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지표 호전… 전망은 엇갈려

입력 2012-10-16 00:31

중국의 9월 물가가 안정되고 수출이 늘어나는 등 경제지표가 호전됐다.

중국국가통계청은 15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8월의 2.0%에 비해 0.1% 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물가가 이처럼 떨어진 것은 물가 불안의 주범인 식품 가격 상승세가 진정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9월 수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9.9% 증가해 1863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실물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블룸버그의 5.5% 증가 전망을 크게 웃돈 것이다. 더욱이 9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2900억 달러로 증가했다.

미국 역시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소매 판매가 예상 밖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9월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1.1% 증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예측한 0.8%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유동성 확대 이후 미국인들이 승용차, 휘발유, 가전제품, 식음료 등을 더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경제지표 호전이 일시적인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낙관론자들은 세계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연착륙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의 모멘텀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들은 물가가 안정되면서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쓰는 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노무라홀딩스홍콩의 장지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예상을 넘어서는 수출과 통화의 긍정적 지표는 중국 경제 모멘텀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함을 의미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지표가 계속 호전될 것이라는 예상은 섣부른 것이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비관론자들은 중국의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수출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정상적인 궤도에 들어서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9월 수출액 증가는 10월 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미리 수출하려는 물량이 몰렸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중국 원저우의 재계 로비 그룹을 이끄는 저우더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상황이 2008년보다 더 힘들고 위기가 광범위하게 전이돼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