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프트뱅크, 美 스프린트 인수한다
입력 2012-10-15 18:47
일본 3위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가 미국 3위 이통사인 스프린트의 지분 인수에 합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 넥스텔의 지분 70%를 201억 달러(약 22조3100억원)에 인수한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의 스프린트 인수 규모는 지금까지 일본 기업에 인수된 미국 기업 중 역대 최대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인수전에서 기존 스프린트 주주의 지분을 주당 7.3달러, 총 121억 달러(약 13조4300억원)에 사들이고 80억 달러(약 8조9000억원)를 스프린트에 추가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부채 문제로 시달려 온 스프린트는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4세대(LTE) 무선네트워크 등을 확장해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 2위 AT&T 등과의 경쟁에서 힘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소프트뱅크의 미국 진출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 인수 이후 미국 5위 통신사인 ‘메트로PCS’를 인수하거나 스프린트가 지분 일부를 갖고 있는 미국 무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업체 ‘클리어와이어’를 완전 인수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최근 4위 통신업체인 이액세스를 1800억엔(약 2조5000억원)에 인수해 업계 2위로 뛰어오르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스프린트 지분 인수 소식에 그동안 미국 일본 시장을 두드려 온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양사와의 파트너십 관계를 고려해 이번 인수전에 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거대 통신사의 출현을 경계하는 눈치다.
소프트뱅크와 스프린트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합쳐서 약 9000만명에 이른다. 한 국내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사의) 볼륨이 커진 만큼 단말기 공급 과정에서 아무래도 이전보다 좋은 조건으로 국내 제조사의 스마트폰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그동안 스프린트에 꾸준히 단말기를 공급해 오며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 시장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애플의 아이폰을 들여오면서 삼성과 LG가 파고들 여지가 없는 상태다.
삼성은 미국에서 스프린트를 통해 갤럭시S3 등 갤럭시 시리즈 주요 제품들을 선보여 왔다. 일본 소프트뱅크에는 피처폰만 두 종류를 공급했고 스마트폰은 현재 공급하는 제품이 없다.
LG는 미국에서 올 하반기 전략폰 ‘옵티머스G’를 다음 달 스프린트와 AT&T를 통해 출시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NTT도코모와 LTE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어왔고 향후 더 적극적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