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전주 기네스’ 97건 선정
입력 2012-10-15 18:46
전북 전주시 동산동에 사는 송상천(68)씨는 1961년부터 신문기사를 스크랩했다. 당시 16세이던 송씨는 52년째 일간지와 주간지, 잡지 등에서 전주 관련 기사를 분리해 보관하고 있다. 이를 세로로 쌓으면 아파트 12층 높이에 이른다.
임일태(69)씨는 초등학생이던 57년부터 우표와 엽서를 모았다. 우리나라 최초 우표(1884년)부터 국내에서 발행된 모든 우표를 수집한 것은 물론 세계 최초 우표(1840년)와 엽서(1845년) 등 141개국 5400여종을 소장하고 있다. 임씨는 “고교 때 군산항에 들어온 외국배를 찾아가 선원들과 우표를 교환했고, 월남전 파병 시절에는 여자 이름으로 병사들과 펜팔을 하며 우표를 모았다”고 말했다.
전주시가 이 처럼 별난 자랑거리와 이색 기록 97건을 ‘천년 전주 기네스’로 선정해 15일 발표했다.
천년 전주 기네스에는 ‘5년간 전통한지에 붓글씨로 쓴 성경책’(이현웅)과 ‘31년째 운행 중인 포니2 자동차’(곽효무) 등이 뽑혔다. 10여년째 수백만∼수천만 원을 몰래 두고 가는 ‘얼굴 없는 천사’와 바둑천재 이창호 기사도 포함됐다. 옻나무로 제작한 목부작(하태숙)과 ㈜샤뽀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한지 갓’ 등도 이름을 올렸다.
300년 된 활터 ‘천양정’과 600세의 나이로 몇 년 전 ‘아들나무’를 본 한옥마을 은행나무도 목록에 올랐다. 이영두 할아버지는 88세의 고령임에도 15년째 호랑이 민화를 그리고 있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지금도 애마(愛馬)인 포니2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곽효무(67)씨는 “덕분에 2006년과 2010년 월드컵축구대회 공식 후원업체인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아 부부가 독일과 남아공 월드컵을 구경하고 왔다”며 웃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