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홍보 일본어 홈피 엉터리
입력 2012-10-15 18:46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관광 홍보를 위해 운영하는 일본어 홈페이지가 ‘엉터리 일본어’ 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영복 전 경상북도관광협회 전무이사는 225개 지자체의 일본어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에서 잘못된 일본어 표기나 문장이 발견됐다고 15일 밝혔다.
최씨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청과 경기도 남양주시청, 충북도청 등 24개 지자체는 자기 지자체 이름을 잘못 표기했다. 경북 예천군청은 서울을 ‘京國(경국)’으로 썼다.
충남도청 등은 도의 대표를 뜻하는 ‘지사(知事)’를 회사의 지점을 일컫는 ‘지사(支社)’로 쓰기도 했다. 시장(市長)을 장 보는 곳을 뜻하는 ‘市場’으로 쓴 지자체도 있었다. 제주도청은 도청(道廳)을 몰래 엿듣는다는 의미의 ‘도청(盜聽)’으로 표기했다.
서울 양천구청과 관악구청 등 7개 지자체는 관할 주민에게 보내는 글을 일본어로 그대로 번역하는 바람에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인사말을 ‘존경하는 구민 여러분’으로 시작했다.
자동번역기로 인한 오류도 심각했다. 홈페이지 곳곳에서 ‘?(물음표)’ 표시가 수없이 발견되기 일쑤다. 서울 영등포구청이 문화행사를 설명한 일본어 홈페이지에는 물음표 수가 126개에 달했다. 전북 최대 축제인 남원 춘향제를 소개하는 홈페이지에도 물음표가 넘쳐났다.
일본어 홈페이지에 일본어·중국어·영어·한국어 등이 혼재된 지자체도 107개였다.
최 전 전무는 “홈페이지 오류를 지적하고 시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예산 문제 등으로 당장 수정할 수 없다고 말하는 지자체도 있었다”며 “나라 망신인데도 지자체들이 뒷짐만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