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다시 떠오른 ‘BBK’… “MB 회사 거액 수익 행방 검찰이 덮어”

입력 2012-10-16 00:29


BBK 사건의 법적 피해자인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미국 내 민사소송 대리인 메리 리 변호사가 “BBK 사건의 주범은 김경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이며 이명박 대통령과 에리카 김, 김경준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주장했다. 리 변호사는 또 “이 대통령이 대주주이던 회사가 유상증자로 받은 수십억원의 행방을 검찰이 수사하지 않고 덮었다”고 주장했다.

리 변호사는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BBK 사건과는 무관한 사람처럼 알려진 에리카 김이 실제로는 사건의 주범”이라며 “BBK 사건은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벌어진 약탈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BBK 사건은 재미교포 김경준씨가 투자자문회사인 BBK를 통해 국내 기업과 투자자들로부터 거액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인 뒤 2001년 1월 옵셔널벤처스코리아(옵셔널캐피탈의 전신)를 인수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면서 주가를 조작해 380억원대의 불법 수익을 챙긴 사건이다.

옵셔널벤처스코리아는 “김씨가 회사를 주가조작에 이용하고 자금을 빼돌렸다”며 김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미국 법원으로부터 371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으나 아직까지 배상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리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BBK는 반쪽 사건에 불과하고 옵셔널벤처스코리아가 사건의 핵심이자 실체적 진실을 담고 있다”며 “에리카 김은 40여개 유령회사를 설립했으며 다스와 비밀리에 합의해 옵셔널벤처스코리아가 회수해야 할 횡령금 140억원을 다스로 불법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리 변호사는 특히 2002∼2003년 당시 검찰이 에리카 김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리 변호사는 “2002∼2003년 체포영장 청구 대상에 에리카 김이 빠졌고 LKe뱅크로 자금이 지출되고 거기서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식을 판매한 사실이 있었는데, LKe 대신 오리엔스라는 (유령) 회사 이름으로 자금이 지출됐다”며 “그래서 이 대통령과 에리카 김이 수사대상에서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리 변호사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BBK 사건의 진상을 담은 ‘이명박과 에리카 김을 말한다’라는 제목의 책을 지난 13일 출간했다.

리 변호사는 “이 대통령이 대주주로 있던 Lke뱅크는 2001년 6월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45억5000만원의 주식을 무상으로 받았고, 이 돈의 수혜자가 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데 검찰은 이 수익금이 어디로 갔는지 전혀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며 “새로운 내용도 없고 이 사안은 이미 검찰 수사를 통해 다 밝혀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