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기업 CEO 97%가 ‘낙하산’… 14곳 역대 기관장 196명 분석
입력 2012-10-15 18:37
역대 금융 공기업 최고위직은 대부분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 ‘낙하산’의 몫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직원이 기관장이 된 경우는 3%에 불과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공기업 14곳의 역대 기관장 196명 가운데 기재부 출신이 46.9%인 9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부 출신으로는 시중은행 29명, 한국은행 25명, 금융감독원 9명, 금융위원회 7명, 증권업계·군(軍) 각 6명, 국세청·공무원(기타부처) 각 4명, 정치권 3명, 학계 1명, 기타 4명 등이었다.
금융 공기업 14곳은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정책금융공사, 주택금융공사, 기업데이터, 코스콤,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이상 금융위원회 소관), 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특수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상 기획재정부 소관)이다.
금융 공기업 기관장을 한 금융위 출신은 모두 기재부에서 오래 근무한 인사들이었다. 금감원 출신 9명 중 5명도 기재부에서 넘어왔다. 이들을 포함하면 ‘모피아’(옛 재정경제부 출신을 지칭하는 말로 재경부(MOFE)와 마피아의 합성어)는 104명으로 53.1%에 달한다.
기술보증기금은 이사장 9명이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 신보와 수출입은행은 각각 17명 중 10명, 거래소는 35명 중 17명, 예보는 8명 중 4명, 캠코는 19명 중 9명, 코스콤은 12명 중 7명, 정책금융공사는 2명 모두가 기재부 출신이다.
14곳의 전·현직 기관장 중 일반직원으로 입사해 최고위직에 오른 인물은 6명(3.1%)뿐이다. 거래소 3명, 기업은행 2명, 캠코 1명이다. 또 14곳 중 11곳의 기관장은 그동안 모두 외부 출신으로만 채워졌다. 1954년 설립된 산업은행은 58년간 내부 출신 행장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아울러 현직 기관장 14명 중 8명이 기재부 출신이다. 김정국 기보 이사장, 김주현 예보 사장, 장영철 캠코 사장,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 이희수 기업데이터 대표, 우주하 코스콤 사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강만수 산업은행장 등이다. 내부 출신은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유일하다.
한 금융 공기업 관계자는 “낙하산 사장들이 오다 보니 업무 파악에만 6개월에서 1년씩 걸려 효율적 조직 운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