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협성대학교 장동일 총장] “6개 연회 감독 당선 우연이 아닙니다”
입력 2012-10-15 21:30
지난 4일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선거에서 협성대 출신 목사 6명(고신일 박계화 이정원 봉명종 안병수 석준복)이 당선됐다. 8개 연회 중 6곳을 협성대 출신이 차지함으로써 그동안 감신대와 목원대 출신이 양분해온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협성대가 이처럼 약진한 요인이 무엇인지 궁금해 15일 장동일 협성대 총장을 만났다.
장 총장은 “전국 감리교회 담임목사의 절반, 감리교 해외선교사의 절반 이상이 협성대 동문”이라며 “이런 힘들이 모아져 6개 연회를 석권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기감 6600여 교회 가운데 3300교회의 담임목사가 협성대 동문이어서 자연히 교단 내 위상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기감 안팎에선 감신대와 목원대의 학연싸움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제3의 세력인 협성대 출신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있다. 장 총장은 “이번 경사로 모든 동문과 재학생들이 자부심을 갖게 됐다”면서 협성대 출신 감독회장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장 총장은 협성대가 신학자 양성이 아닌 목회자 양성기관이라는 점과 신학계열 외 일반학과가 많다는 점을 다른 신학대와 차별화되는 요인으로 꼽았다. 신학계열만 있는 학교와 달리 인문사회과학 지식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장 총장은 이 대학 출신 목회자들도 차별화 요인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감신·목원대에 비해 개교가 늦은 탓에 졸업생들은 판이 이미 짜여져 있는 상황에서 힘들게 개척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 때문에 개척과 교회성장에 관해 남다른 노하우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협성대엔 최근 또 다른 경사가 있었다. 지난해 9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에 포함됐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통보를 받은 지 1년 만에 지원제한 리스트에서 벗어났다.
장 총장은 “동문과 학부모 항의가 빗발치는 등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구성원들이 머리를 짜내고 구조조정을 단행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취업률을 지난해 48.3%에서 올해 60.3%로 끌어올리고 장학금 지급률도 등록금의 11%에서 17.1%로 올리는 등 대학구조개혁 8개 평가지표를 모두 개선시켰다. 올해 등록금을 전국 4위 수준(인하율 8.5%)으로 과감하게 내린 것도 교과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장 총장은 앞으로 기독교 사학으로서 영성교육 강화에 집중할 생각이다. 신학생 전용기숙사·도서관 및 해외선교사용 게스트하우스 건립이 최대 역점사업이다. 신학생 영성훈련을 위해선 전용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장 총장은 “우리 학교는 예산의 등록금 의존도가 높아 재원조달에 있어 어려움이 크지만 동문들과 교단의 지원을 받아 임기 중에 신학생 전용시설을 완공할 것”이라며 “한 교회가 한 신학생의 등록금·기숙사비를 책임지는 프로그램도 동문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