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패러다임이 바뀐다] 주식·펀드 장점만 ‘쏙쏙’… 10년새 거래규모 40배 ‘쑥쑥’
입력 2012-10-15 21:55
(상) ‘증시의 별’로 떠오른 상장지수펀드(ETF)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가장 주목받는 상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이구동성으로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를 꼽는다. ETF는 코스피200과 같은 특정 지수, 금·구리 등 특정 자산의 가격 움직임에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다.
14일로 도입 10년을 맞은 ETF는 투자자 접근성과 효율성, 위험관리 등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년 사이 ETF의 종목 숫자는 4개에서 130개로, 자산 규모는 3444억원에서 13조2740억원(지난 12일 현재)으로 껑충 뛰었다. 1만개로 출발한 투자자 계좌 수는 38만개로 불었다.
◇펀드와 주식의 장점을 모았다=ETF는 펀드로 분류되지만 증시에 상장돼 증권사를 통해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펀드와 다르다. 편입 종목을 확인할 수 있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실시간 매매를 할 수 있다. 특정 종목이 아닌 시장의 전체적인 방향성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투자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
증권사들은 ETF 판매에 앞 다퉈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 ETF인 ‘코덱스 ETF 레버리지’의 최근 한 달 동안 증권사별 일평균 거래량을 보면 신한금융투자가 893만5955주로 가장 많았다. 우리투자증권(474만502주), 삼성증권(391만1450주), 키움증권(287만5354주), 한국투자증권(224만17주), 미래에셋증권(187만7496주), 현대증권(173만2740주) 등도 거래가 활발했다.
‘코덱스 인버스 ETF’는 삼성증권이 372만6297주로 일평균 거래가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금융투자(356만6985주), 키움증권(351만1266주), 우리투자증권(327만8895주), 한국투자증권(253만8460주), 미래에셋증권(188만5354주), 현대증권(151만4463주) 순이었다.
◇쏠림 현상은 개선돼야=눈부신 외적 성장을 거둔 ETF지만 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쏠림 현상을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거시건전성분석국은 이달 초 ‘국내 ETF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국내 ETF 시장은 특정 ETF 및 특정 운용사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하고 파생상품형 위주로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장된 130개 ETF 가운데 상위 5개 종목의 거래량이 90%를 넘는다. 운용사별 쏠림 현상도 개선돼야 할 점이다. 15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삼성·미래에셋·우리자산운용 등 상위 3개사가 전체 ETF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0년 ETF 100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는 거래소도 이런 쏠림현상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인버스·레버리지 ETF 등의 신규 상장을 제한해 파생상품형 ETF 일변도로 시장이 구성되는 것을 막고, 다양한 종목이 등장할 수 있게끔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