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에 광고업계 울고 웃고

입력 2012-10-15 22:11


세계적으로 ‘강남스타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수 싸이 때문에 광고업계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 싸이를 광고모델로 쓴 업체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15일 식품·주류·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싸이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면서 싸이를 제품 광고 모델로 기용한 업체들이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최근 싸이가 광고 모델을 지원하며 신라면 먹는 모습을 직접 동영상으로 제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잔칫집 분위기다. 이 동영상이 유튜브에 오르자 네티즌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하루 만에 조회수 30만건 기록을 세우더니 공개 4일째인 이날 조회수가 80만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역시 싸이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8월부터 헛개컨디션 광고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 3위 LG유플러스는 싸이를 광고 모델로 데려가기 위해 미국 현지로 날아가 광고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싸이는 삼성전자 등 10여곳과 계약을 맺은 상태이며 하이트진로가 맥주와 소주 계약을 동시에 협상 중이다.

반면 지난해 11월 싸이와 1년6개월의 맥주 ‘카스’ 광고 계약이 끝난 오비맥주는 울상을 짓고 있다.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경쟁사 하이트진로가 싸이를 데려가는 장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싸이가 광고 시장을 접수하면서 그간 공식처럼 여겨졌던 광고의 틀도 깨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한 사람을 소주·맥주 브랜드의 광고모델로 동시에 세운 적이 없다. 브랜드 타깃층이 달라 이미지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과 두 주류 모두에 맞는 싸이의 이미지를 고려해 그간의 공식을 깼다. 문채원, 이민정, 이효리 등 여성 모델을 주로 썼던 소주 광고에 남성 모델이 등장한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또 술 광고 모델이 숙취해소 음료 광고 모델로 동시에 활동한 적이 없지만 싸이는 이마저 깨버렸다. 하이트진로와 싸이의 광고계약이 성사되면 싸이는 소주, 맥주와 숙취해소제를 동시에 광고하게 된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광고 모델로서 싸이가 승승장구할 것”이라며 “다만 후발업체일수록 ‘말춤’이나 ‘강남스타일’ 노래만을 활용하게 된다면 소비자들이 식상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