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측, 단일화될 때까지 계속 경쟁-安측, 연대 또는 연합이 정확한 표현
입력 2012-10-15 22:06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15일 단일화 논의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다시 드러냈다. 문 후보는 “당연한 경쟁”이라며 단일화 논의를 기정사실화했지만 안 후보 측은 ‘연대 혹은 연합론’을 들고 나왔다.
◇安, 단일화는 해도 입당은 안 한다?=문 후보는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단일화가 될 때까지 저와 안 후보 간 경쟁은 불가피하다”며 “정당 후보론, 무소속 후보론 등 각자 자신의 장점 경쟁은 너무 당연한 경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정당정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민주당 후보 문재인으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일화 이슈를 계속 부각시키면서 무소속 안 후보에 대한 정당 후보론의 우위를 강조한 발언이다.
그러나 안 후보 측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단일화가 아니라 정확한 표현은 연대이거나 연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캠프 관계자는 “자꾸 입당을 하라고 하는데 만일 단일화를 통해 ‘안철수 정부’가 탄생하면 민주당이 협력적 정당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총선에서 야권 연대로 지역구에서 단일후보를 선출했지만, 야권 단일후보들이 모두 민주당에 입당한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안 후보가 향후 국민적 요구에 따라 야권 단일화 논의에 동참하더라도 민주당에 입당하지는 않겠다는 뜻이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특히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은 기존 정당 구조에 ‘흡수’된다는 의미가 강한 반면, 연대나 연합은 ‘대등한 협력’이라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새 정치를 주장하는 안 후보의 정치 철학과도 맞아떨어진다. 중도층 또는 합리적 보수층의 지지가 많다는 점도 안 후보 측이 입당보다는 연대나 연합을 선호하는 이유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문 후보가 전날 안 후보의 입당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목적도 전략도 잘못됐다. 민주당이 입당론 프레임으로 당리당략적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연순 대변인은 단일화 시점과 관련해 “마지노선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국 대(對) 강금실=문 후보가 제안한 공동 정치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거론된 조국 서울대 교수는 트위터 글에서 “구성된다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 시기,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은 어렵지 않을까요. 안 후보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무엇이건 공동의 논의 틀을 마련하는 노력은 해 달라”고 주문하며 사실상 안 후보를 압박했다.
반면 강금실 전 법무장관은 “민주당이 정치쇄신 과정 없이 (안 후보의) 입당을 먼저 말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고 문 후보 측을 비판했다. 강 전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동 정치혁신위원회 같은 안이 나온 것 자체가 조급한 것”이라며 “단일화 논의가 너무 빨리 나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를 하면 이길 수 있다는 낙관주의가 너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