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자가검진, 생리 5일 후가 적기”

입력 2012-10-15 17:56


10월은 ‘유방암 예방의 달’이다. 대한암협회와 대한유방암학회, 한국유방암재단 등은 해마다 10월이 되면 한 달 동안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예방하자는 취지의 ‘핑크리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갑상선암 다음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유방암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40대에서 가장 많고 50대, 30대 순서로 발생하는 유방암은 최근 들어 20대 젊은 나이의 여성에게서도 많이 나타나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아름다운 가슴을 간직하고 건강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서울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센터 박찬흔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과도한 육식과 비만, 임신기피가 원인=최근 들어 유방암 환자가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식생활의 서구화 영향으로 동물성 지방 섭취가 많아졌고, 이로 인해 비만한 여성이 늘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독신여성이 많아지고, 결혼을 하더라도 경제적 여건 및 사회생활을 이유로 임신 및 출산 시기를 늦추는데다 모유수유마저 기피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

이밖에 △12세 이전에 초경, 55세 이후에 폐경을 한 여성 △임신 및 분만 경험이 없거나 30세 이후 첫 분만을 경험한 여성 △여성호르몬제를 남용한 여성도 유방암 발병을 조심해야 한다.

유방암은 ‘유전’이라고 할 순 없다 해도 가족력 성향도 많이 드러낸다. 보통 식습관을 포함해 일상생활 환경을 거의 모두 공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방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여성 가족 구성원들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서로 신경을 써야 한다.

박 교수는 “일주일에 5회 이상 45분∼1시간 정도 모녀가 함께 운동하고, 음주나 흡연 등과 같은 나쁜 생활습관을 함께 고쳐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샤워 때마다 거울 보며 자가 검진 필요=유방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아무 자각 증상이 없는 초기에 발견해야 완치 가능성은 물론이고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 초기의 경우 유방을 전부 잘라내지 않고 암 조직만 부분적으로 절제, 유방의 원형을 보존할 수도 있다.

유방암의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 달에 한 번씩 자가 검진을 실천하는 것 등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자가 검진은 매월 생리가 있은 뒤 5일 전후가 적절하다. 생리로 인한 유방의 일시적인 변화를 자칫 암으로 오인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만약 생리와 관계없이 유방 속에 멍울이 계속 만져지거나 유방의 크기나 모양이 종전과 다르게 느껴질 때, 핏물이 밴 분비물이 유두에 비칠 때, 유방 피부에 함몰, 부종, 발적, 습진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곧바로 전문의를 찾아 암이 생긴 탓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보통 유방암은 유방X선 촬영을 통해 검사한다. 유방X선 검사에서 발견된 이상 증세가 암인지 여부는 유방초음파 검사, 세포조직검사 등의 추가 정밀검사로 가려진다. 여성은 누구든지 20대 이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유방 자가 검진 습관을 갖고 35세 이후부턴 해마다 정기적으로 유방클리닉이 있는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찰과 함께 유방X선 검사 받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밤에 잠잘 때는 브래지어 벗는 것이 좋아=건강하고 아름다운 가슴을 갖기 위해서는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부터 관리가 필요하다.

가슴의 크기는 개인차가 많지만 처지거나 옆으로 퍼지는 등의 형태는 관리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방 자가 검진 및 유방X선 촬영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 못지않게 브래지어 착용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박 교수는 “브래지어를 계속 착용하고 있어야만 가슴이 예뻐지고 탄력도 유지된다고 여겨 ‘24시간 브래지어 착용’을 철칙처럼 지키는 여성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며 “24시간 브래지어를 착용한 여성들은 평소 브래지어를 거의 착용하지 않는 여성들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장시간의 브래지어 착용은 가슴 부위의 혈액 및 림프 순환을 방해하게 되기 때문에 잠잘 때만큼이라도 유방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