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질환 ‘요실금’… 남성도 예외 아니다

입력 2012-10-15 17:56


중·장년 여성에게 흔한 것으로 알려진 요실금(尿失禁)이 남성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에게서도 제법 많이 발생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의대 비뇨기과 김준철(사진) 교수팀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부천성모병원에서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은 남성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배뇨장애 증상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7.2%가 ‘절박성 요실금’을 호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67세였다.

요실금이란 소변을 보려고 하지 않았는데 소변이 흘러나오고 이 때문에 일상생활과 위생 상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원인에 따라 기침 등에 의해 복압이 올라갔을 때 발생하는 복압성 요실금, 일단 요의를 느끼면 참지 못하고 소변을 지리는 절박성 요실금,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 넘쳐흐르는 일류성(溢流性) 요실금 등으로 나뉜다.

이 병은 그동안 45∼50세 전후 성인 여성의 35∼40%가 겪으며 5∼14세 어린이의 5∼10%, 15∼64세 성인 남자의 4% 정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남성은 특히 50대 이후부터 연령이 증가하면서 발생률이 두드러지게 높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큰 원인은 노화에 의한 전립선비대증 때문이다.

전립선이 딱딱하게 굳어 커지면 요도가 좁아져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자주 생기고(빈뇨) 화장실에 가는 도중이나 미처 속옷을 내리기도 전에 소변을 흘리게 되는 절박성 요실금 증상이 동반된다.

이밖에 방광에 소변이 충분히 차지도 않은 상태에서 방광이 저절로 수축하여 요실금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주로 뇌졸중, 척추 손상,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등 방광과 요도를 지배하는 대뇌 및 신경계 이상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다.

따라서 남성이라도 요실금 증세를 약간이나마 보이면 정확한 원인질환을 가려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진단을 위해선 문진과 신체검사 외에도 소변검사, 요속 및 잔뇨량 측정, 전립선 크기 측정, 전립선 암 검사 등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날씨가 서늘해지면 체온조절을 위해 소변 양이 늘어나 전립선비대증에 의한 절박성 요실금 증상도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지나친 음주와 자극성이 강한 차나 커피 섭취도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