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安 “기업, 사람에 투자할 때”

입력 2012-10-15 22:10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15일 “기업이 먼저 사람과 노동자의 안전에 투자해야 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전날 경제민주화 정책의 첫 공약으로 재벌개혁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이틀째 대기업 압박에 나선 것이다. 안 후보는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을 방문해 2005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뇌종양에 걸려 투병 중인 한혜경(35·여)씨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직업성 암 추정 환자’인 한씨는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이 병을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한씨의 사연을 들은 안 후보는 “노동자가 직업병 입증 책임을 진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큰 병에 걸린 환자가 어떻게 시간과 비용을 들여 증명하느냐. 불가능한 일”이라며 “역으로 근로복지공단이 ‘노동현장이 직업병과 관련 없다’는 것을 앞으로 입증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도 “직업병 발생 개연성이 있다면 기업에서 책임지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먹고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라가 품격을 지니기 위해서는 경제·산업적인 측면보다 사람을 중심에 놓고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도 “한국 대표 브랜드인 삼성이 이 문제를 대하는 과정을 보면 근본적인 문제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계는 안 후보 행보에 반발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사외이사까지 지낸 안 후보가 대기업을 겨냥해 과격한 공약을 내세울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안 후보가 발표한 (재벌 계열사를 강제 분리하는) 계열분리명령제 도입은 재산권 침해 등 위헌 소지가 크다. 표를 의식한 초헌법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안 후보 측 조용경 국민소통자문단장은 “현실이 어렵다고 해서 당연히 가야 할 목표마저 포기할 수는 없다”며 “목표를 멀리, 높게 설정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국민소통자문단에는 박인환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 등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한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개인 트위터 계정(cheolsoo0919)을 열었다. 첫 글로 안 후보는 “모두가 활짝 웃는 대한민국을 함께 만듭시다. 우선 지금 크게 웃어보죠. 하!하!하”라고 적었다. 개설 4시간 만에 소설가 이외수씨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등 2만여명이 팔로잉했다. 또 안 후보 측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안방(안철수 방송국) TV’를 개국했다.

김아진 하윤해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