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논란] 文 “누가 납득하겠나”… 박근혜 발언 정면비판
입력 2012-10-16 00:27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5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는 저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누가 납득하겠느냐”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문 후보는 여의도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오랫동안 하지 않았느냐. 상근도 안 하면서 연봉이 많을 때는 2억원 정도 됐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부담이 되니까 측근을 이사장에 앉히고 이사들도 다 그런 분들로 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무관하다’는 것은 예를 들어 부산 지역에서 신망 받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분들로 이사진을 전면 개편해야만 통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수장학회 문제를 ‘박정희 정권의 횡포가 지속되는 현재진행형 사건’이라고 강조하며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향한 총공세를 이어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의원들이 선봉에 섰다. 최재천 간사와 전병헌 노웅래 유승희 의원 등 문방위원들은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하지만 최필립 장학회 이사장이 몸이 아파 사무실에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들어가지도 못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신 때 강탈한 장물을 매각해 박 후보 지원을 획책한 최 이사장의 도주 행각을 규탄한다”며 “정수장학회의 실질적 소유자는 박 후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정수장학회 방문으로 문방위 국정감사는 개회 30분 만에 산회하는 등 파행됐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해 “정수장학회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국정감사든 청문회든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 후보가 자신과 무관하다고 그러는데, 무관하면 왜 박 후보 캠프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박 후보에게 장학회 이사를 바꾸고 최 이사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건의하겠느냐”고 따졌다. 민주당은 17일 의원총회를 열어 정수장학회에 대한 거당적 대처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현재 문방위원과 교육위원들은 국정감사 보이콧 등 초강수를 요구하고 있으나,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국감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도 민주당 공세를 거들었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최필립 이사장이 ‘결전의 날이 다가오는데 나도 한몫 해야 될 것 아니오’라고 말했다는 건 박 후보 측 말과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후보가 자신의 비서를 이사장으로 임명해 유지해 왔는데도 어떻게 무관하다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