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상 오르던 마포 새우젓 맛보세요”…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입력 2012-10-15 22:24


조선시대 마포나루는 한강 물길을 따라 전국의 배들이 드나들며 각 지역 특산물이 유통되던 어물의 집산지였다. 강화·소래·강경·광천·신안 등 젓갈 명산지에서 만들어져 마포나루에 모인 젓갈은 한강을 타고 내륙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마포 새우젓은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는 기록이 있다.

1970년 마포대교가 생기면서 마포나루는 사라졌지만, 옛 명성을 재현하는 행사가 펼쳐진다.

서울 마포구는 오는 19∼21일 서울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등지에서 ‘제5회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개막식에 앞서 ‘포구문화 거리공연’이 열린다. 마포구청에서부터 행사장까지 황포돛배 1척, 가마 탄 사또 행차, 풍물패 20명과 지역주민 등 500여명의 행진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축제기간 평화광장 주차장과 난지연못 등에는 황포돛배 5척이 세워져 옛날 분위기를 더한다. 배 위에서는 부채춤, 교방무, 경기민요, 창부타령안무, 놀량(산타령 중 첫 번째 곡) 등으로 꾸며진 전통 선상공연이 열리는 가운데 옛 뱃사람들이 먹었던 떡을 나눠먹는 행사도 진행된다.

전통 천막 30여채가 설치된 난전에는 옛 복장을 한 뱃사공과 보부상, 한량, 걸인, 주모 등이 나와 조선시대 서민들의 생활상과 풍물 등을 생생하게 전한다. 난전에 전시된 102가지 골동품은 직접 만져보며 체험할 수도 있다.

애오개 본산대놀이 등 전통문화공연과 옛날 고을과 제기차기·팽이치기·윷놀이 등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옛날 마포나루에 젓갈을 대던 강화·소래 등 5개 산지 12개 단체는 새우젓 및 젓갈류를 판다. 김장철 필수품목인 새우젓을 산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19일 오후 1시부터 열리는 새우젓 경매행사도 볼거리다. 충남 청양군, 전남 곡성군 등 13개 지자체가 참여해 건어물, 과일류, 천일염, 고추장, 된장 등을 산지가격으로 판매하는 지역특산물 판매장도 운영될 예정이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장터는 물건만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있고 정보가 오가며 사람들을 화합시키는 곳”이라며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를 통해 마포의 역사와 전통을 보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