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공방전 치열 美·이란 사이버 전쟁중”… NYT “이란 사이버 해병대 설치”
입력 2012-10-14 19:36
미국이 이란과 이미 인터넷 전쟁 상황에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미국이 사이버 진주만 공격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공개경고한 뒤 나온 보도다. NYT는 “이란군이 지난해 ‘사이버 해병대’를 설치한 것으로 미국 정부는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며 “미국과 이란 사이의 사이버 공간에서는 이미 공격과 반격의 그림자 전쟁이 치열하다”고 익명의 관료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패네타 장관은 지난 8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이자 세계 최대 석유생산업체인 아람코에 ‘샤문(Shamoon)’이라는 바이러스가 침투해 3만대의 컴퓨터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와 이란은 앙숙 관계다. 지난달에는 미국 은행들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받아 인터넷 뱅킹이 마비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란은 2010년 핵발전 시설에 스턱스넷이라는 바이러스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스턱스넷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합작해 만든 사상 최강의 컴퓨터 바이러스로 알려졌다. 그 뒤 이란은 “사이버 공간과 인터넷에서 적들과 싸우겠다”며 사이버군을 창설했다.
NYT는 그러나 이란의 공격은 상대적으로 미약했다고 평가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더 강력한 사이버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직접적인 사이버 공격에 초점을 맞추는 이란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기업과 정부의 정보를 빼내가는 것에 더 주력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은 이미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부터 사이버 전쟁에 대비해 왔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뒤 예산 지원을 더 늘렸다. 그럼에도 패네타 장관은 “사이버 공격은 9·11테러보다 더 파괴적일 수 있다”며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