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시리아 포격전… 美·러시아 갈등으로 비화
입력 2012-10-14 19:35
터키와 시리아 간 포격전이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러시아가 터키에 한때 억류된 시리아 여객기에 실린 레이더 장비가 합법적인 화물이었다고 주장하자 미 정부가 러시아를 강력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시리아) 여객기 안에서 무엇이 발견됐는지 터키 정부의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며 “시리아 정권을 도우려는 러시아 정책은 도덕적으로 붕괴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책임 있는 국가라면 전쟁기계 같은 시리아 정권을 돕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시리아 여객기에 실렸던 화물이 합법적인 레이더 부품이었다는 러시아 정부의 언급에 대한 반박이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여객기에는 러시아 공급업체가 합법적인 방법으로 합법적인 주문자에게 보낸 화물이 실려 있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여객기 내에서 발견된 수상한 화물은 레이더 부품으로, 수출입 금지품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이런 종류의 화물을 민간여객기로 운송하는 것은 아주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지난 10일 모스크바공항을 출발해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향하던 시리아 아랍항공 소속 A320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켰다. 터키 앙카라공항에 강제 착륙된 여객기에서 방공미사일 시스템 레이더 기지에 사용되는 기술부품이 발견됐다. 터키 당국은 장시간 조사 뒤 일부 화물을 압수했다.
시리아 정부는 여객기 억류에 대한 대응조치로 터키 여객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금지했다고 국영 사나통신이 14일 보도했다. 터키군도 시리아 국경지대에 탱크 250대와 전투기 55대를 배치하는 등 터키와 시리아 갈등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터키군은 시리아군과 충돌 가능성을 대비해 터키 남부 산리우르파와 마르딘 지역에 탱크 등 중화기를 배치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