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이들이 한국의 미래… ‘대한민국 인재상’ 100명 수상
입력 2012-10-14 19:33
지난 8월 독일에서 열린 제13회 에틀링겐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노 영재’ 문지영(18)양에게는 피아노가 없다.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 영재로 탁월한 재능을 보였지만, 지체장애 2급과 3급인 부모님이 한 달에 한 번 받는 정부지원금 80만원으로는 피아노를 살 수도, 마음껏 배울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4년 전 서울 선화예술중학교에 수석으로 합격했지만 진학을 포기한 뒤 홈스쿨링을 택한 것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이었다.
그렇게 피아노 없이 연습에 몰두한 문양의 노력은 2009년 4월 폴란드 루빈스타인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하며 빛나기 시작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저소득층 아동 및 청소년들 가운데 예술 인재를 지원하기 위한 ‘아트 드림 음악콩쿠르’에서 중등부 대상을 받으며, 현재 스승인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대진 교수와도 인연을 맺었다.
연습을 해야 할 땐 동네 피아노학원이나 교회의 피아노를 사용했다는 문양은 “피아노가 없는 불편함보다는 피아노를 치면서 얻는 즐거움이 훨씬 컸기 때문에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 문양이 이번엔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인성과 공동체 기여, 창의적 사고 등을 평가해 문양을 포함한 고교생 60명과 대학생 40명을 2012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문양 외에도 뇌병변장애를 극복하고 학생회장과 청소년 풍물패 대표로 활동한 이석현(18·서울 상암고)군, 음성명령 실행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벤처기업까지 설립한 전우성(17·경기 한국 디지털미디어고)군 등이 수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고교생들을 상대로 멘토링을 해주는 사회적 기업 ‘공부의 신’(www.gongsin.com)을 설립하고 인도네시아에서도 비슷한 사회적 기업 ‘마하멘토’를 만든 강성영(25·서울대)씨와 비보이 댄서 박인수(21·양산대)씨,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20·한국체대) 선수도 이름을 올렸다.
시상식은 오는 12월에 열리며 수상자들은 대통령 명의의 상장과 장학금 300만원을 받게 된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