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측 “물병 투척은 새누리 공작”
입력 2012-10-14 19:13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14일 ‘제30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에서 보수우익 성향 참석자들로부터 ‘물병 투척’을 당했다. 최근 새누리당이 제기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 의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의 정치 공작이 배경”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문 후보는 행사가 열린 서울 효창공원에 오전 11시50분쯤 도착해 관중석을 돌며 참석자들에게 악수를 건넸지만 냉랭한 반응이 많았다. 특히 20여명은 ‘친북 종북 세력 물러가라’ ‘햇볕정책 폐기하라’ 등의 구호가 쓰인 플래카드를 미리 준비해 문 후보를 따라다니며 야유했다. 일부 참석자는 마이크를 잡고 주변 사람들에게 문 후보 야유에 동조하라고 요청했고 이를 막는 다른 참가자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급기야 물병 10여개가 문 후보 쪽으로 날아드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문 후보는 물병에 맞지 않았지만 취재 중이던 여기자가 맞아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한 참석자가 물을 뿌려 문 후보 안경에 튀기도 했다. 몇몇 노인 참가자가 문 후보에게 갑자기 돌진하면서 저지하려는 경호원과 몸싸움이 벌어지자 문 후보는 “아, 위험하잖아”라고 말했다.
문 후보 캠프 측 진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물병 시위 배경에는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해서 국민을 분열시키려는 박근혜 후보 측의 저열한 흑색선전, 정치공작이 있다”고 비판했다. 당 관계자는 “플래카드를 사전에 준비한 점 등을 볼 때 결코 우발적인 행동이 아니다”며 “앞으로 경호문제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도 11시43분쯤 관중석을 돌았지만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욕설을 들었다. 한 노인은 안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붓글씨 종이를 들고 난입하려다 경호팀 제지를 받았다.
반면 새누리당 박 후보는 박수와 환대를 받았다. 일부 참석자는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를 연호했다.
앞서 세 후보는 13일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과학기술나눔마라톤축제’에서 출마 후 처음으로 조우했다. 주최 측 요청에 따라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임성수 유동근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