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LP 길 걷나… ‘싸이 열풍’에도 죽쑤는 음반시장

입력 2012-10-14 22:05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은 14일 기준 조회수 4억5600만여건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표 음악 차트 가온차트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싸이의 6집 앨범 ‘싸이6甲 Part.1’은 9월 기준 6만7913장이 판매되는 데 그쳤다. 앨범이 발매된 7월 판매 순위는 5위였지만 8월에는 한 계단 내려가 6위, 9월에는 7위로 밀렸다. 전 세계적 싸이 신드롬에도 불구하고 국내 앨범 판매는 7만장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LP판이 추억속으로 사라진 것처럼 CD도 점점 사람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아이돌 가수들의 앨범 발매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00년 국내 음반 산업 규모는 410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급속히 하락해 2006년 이후 700억~8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국내 음반산업 규모는 823억원으로 10년 동안 5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음악산업 매출 중 온라인 음악유통업은 전체의 21%를 차지한 반면 CD를 포함한 음반 도소매업의 매출액 비중은 4.4%로 미미했다.

국내 음반산업 축소는 판매량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2001~2010년 상위 10개 앨범 판매량은 2001년 885만4684장에서 2010년 137만3419장으로 감소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10만장 이상 판매된 앨범은 9장에 불과했다. 음반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아이돌 가수 덕에 선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빅뱅의 ‘ALIVE’가 26만6911장을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샤이니, 소녀시대-태티서, XIA준수, 씨엔블루, 버스커버스커, 인피니트, EXO-K 순으로 앨범 판매량이 높았다. 이들 중 버스커버스커를 제외하면 모두 아이돌 그룹이다.

앨범 판매량이 급격히 줄자 기획사들은 버전을 다르게 한 노래를 넣거나 사진과 포장을 바꿔 리패키지(Repackage) 앨범을 내놓는 편법을 쓰고 있다. 지난 2월 앨범 ‘ALIVE’를 발매한 빅뱅의 경우 6월 스페셜 앨범을 다시 발매했지만 이 앨범에 수록된 9곡 중 4곡은 2월 발매된 앨범 수록곡과 같았다.

CD의 판매 저조는 국내 불법 음원시장이 2011년 기준 전체 4130억원으로 추정되는 등 불법 다운로드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음반업체 한 관계자는 “아이돌을 제외한 앨범 판매는 극히 저조해지는 등 불법 다운로드 피해가 극심하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