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카드부문 분사 초읽기

입력 2012-10-14 18:56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1년간 준비해온 카드사업부문 분사를 본격 추진한다. 그동안 부정적 입장이었던 금융당국도 기존 입장을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져 포화 상태에 이른 카드업계에 또 한 차례 ‘태풍’이 불어올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달 말 금융위원회에 카드사 분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9월 이사회에서 우리은행 카드부문의 계열사 편입안건이 통과된 뒤 의욕적으로 분사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카드업계의 과열 경쟁을 우려한 금융위가 반대 입장을 피력하자 분사 신청을 미루고 리스크 관리 등 자체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노력해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카드사의 영업전략이나 인력 구성 계획 등의 준비단계가 대부분 끝난 상태”라며 “그동안 문제됐던 카드 수수료 구조도 개편하는 등 과당 경쟁 완화장치가 상당부분 마련됐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분사 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아지는 데다 카드사의 경쟁력도 커져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만큼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도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위도 다소 우호적인 분위기다. 오는 12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시행으로 레버리지(자기자본 대비 총자산비율) 규제가 가능해지는 등 지난해에 비해 카드업계의 혼탁 경쟁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들도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카드는 현재 업계 5위권인 8%대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은행에서 분사한 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 KB국민카드와 하나SK카드처럼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포화 상태인 카드시장에 우리카드가 합류하면 과열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