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빵집 ‘프랜차이즈 빅2’가 점령
입력 2012-10-14 22:17
‘독일’과 ‘영국’이 물러난 골목 빵집을 어느새 ‘빵 재벌’ 가맹점들이 장악했다. 2009년 3855곳이었던 제빵 분야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지난해 말 기준 5883곳으로 불과 2년 사이 2000곳 넘게 늘어났다.
전체 가맹 빵집 10곳 중 7곳을 파리크라상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체인점이 차지할 만큼 골목 빵집 상권이 양사에 집중되면서 부작용도 속속 노출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공개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파리크라상은 2009년 1조15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1조5733억원으로 57.1% 늘어났다. 같은 기간 가맹점 수는 2188개에서 3095개로 1000개 가까이 늘었다. 파리바게뜨는 제빵, 치킨, 피자, 음식점 등을 통틀어 모든 프랜차이즈 중 가맹점 수가 가장 많다.
뚜레쥬르는 2008년 1063개였던 가맹점 수가 지난해 1281개로 늘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가맹점 수를 합치면 4376개로 전체 제빵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5883곳)의 74.3%에 달한다. 반면 중견 제빵업체인 빵굼터는 2009년 106개이던 매장이 현재는 59개까지 감소했다. 중소기업 프랜차이즈와 동네 빵집이 대기업의 파상공세 속에 점점 입지를 잃고 있는 것이다.
급속도로 성장한 제빵 프랜차이즈는 인테리어 비용 강요, 정기적인 리모델링 요구 등 숱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일부 가맹본부는 신규 가맹점에 특정 인테리어 업체를 강요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가맹점주가 개별적으로 시공할 경우에는 감리비 또는 기획관리비 등 명목으로 추가 비용을 청구한다.
공정위는 파리크라상에 대해 가맹점에 정기적인 리모델링을 강요한 혐의로 조사를 벌였고 다음달 제재 조치를 포함한 조사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파리크라상 측은 “인테리어 업체는 개방형 입찰로 가맹점이 직접 계약해 본사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해명했다. 뚜레쥬르 측은 “2010년 1401개였던 매장 수가 오히려 줄었고 신규 출점보다는 기존 매장의 매출 증대를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