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재미 없다고? 여자농구, 2012∼2013시즌 확 바뀐다
입력 2012-10-14 18:25
여자농구는 그동안 프로스포츠 무대에서 언제나 찬밥 신세였다. 박신자, 박찬숙, 정은순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이 등장하지 않은데다 안산 신한은행의 독주가 이어지며 팬들의 관심이 멀어졌기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2012∼2013시즌 여자농구가 12일 구리 KDB생명과 춘천 우리은행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 열전에 돌입했다. 이번 시즌 여자농구는 그야말로 ‘대변혁의 시즌’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환골탈태했다. 남자농구보다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신한은행의 독주를 막아라=신한은행은 여자농구의 절대 강자였다. 프로야구 해태도 이루지 못한 리그 통합 6연패라는 국내 프로스포츠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이 같은 독주체제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신장 2m2의 ‘절대높이’ 하은주가 골밑에서 버티고 있다. 신한은행의 패턴은 접전이 벌어지면 하은주를 투입해 손쉽게 점수를 벌리며 승리를 낚는 방식이었다. 즉 가드가 골밑에 있는 하은주에게 볼을 공급하면, 여유있게 이를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하은주의 ‘절대높이’ 덕분에 다른 팀은 신한은행의 이 작전을 알고도 막지 못해 매번 눈물을 떨구었다. 그런데 외국인 선수 제도가 2007년 겨울리그 이후 5년 만에 부활했다. 외국인 선수는 시즌 3라운드부터 투입된다. 이에 나머지 5개 팀은 하은주를 막기 위해 모두 1m90이상의 장신 외국인 선수를 선발했다. 높이가 대등한데다 순발력과 체력이 떨어지는 하은주를 테크닉 면에서도 잡아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외국인 선수가 투입되기 전인 1∼2라운드에서 신한은행이 연승을 거두지 못한다면 시즌 막판 우승의 향방은 오리무중이 될 공산이 크다.
규정 변화로는 수비자 3초 규정을 없앤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수비 선수가 골밑 제한 구역에 3초 이상 머물 수 없도록 한 종전 규정을 폐지한 것으로 장신 선수가 골밑에서 버티면서 수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 공격리바운드를 잡았을 때 지난 시즌까지는 공격 시간 14초를 다시 줬으나 올해부터는 24초를 주기로 했다. 이런 규정 변화는 국제무대에서 여자농구가 번번이 쓴 잔을 들이켰기 때문이다. 여자농구연맹(WKBL)은 국제농구연맹(FIBA)과 똑같은 규정으로 경기를 치르게 해 선수들이 국제경기 룰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했다.
◇경기시간도 관중친화적으로=지난 시즌까지 여자농구는 일괄적으로 오후 5시에 경기를 치렀다. 오후 7시에 열리는 남자농구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직장인들의 반발이 많았다는 게 WKBL의 설명이다. 퇴근 무렵이 되면 경기가 끝나 직접 경기장에 찾아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시즌에는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후 6시, 월요일은 오후 7시, 나머지 평일은 오후 5시로 세분화했다. 또 일요일에는 하루 두 경기를 치르도록 했다. 또 팀당 경기 수는 지난 시즌 40경기에서 올해 35경기로 줄어든 대신 2013년 1월에 프로와 아마추어 팀들이 함께 경기하는 컵대회를 신설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규리그는 2013년 2월25일 끝나고 준플레이오프(3전2승제)가 3월2일, 플레이오프(3전2승제)는 3월8일에 시작한다.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은 3월15일에 시작해 5차전까지 갈 경우 3월23일에 시즌이 끝난다. 플레이오프 제도도 바뀌었다.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 1위와 4위, 2위와 3위가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자끼리 챔피언결정전을 벌였다. 올해부터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방식으로 변경된다. 정규리그 1위가 결승에 직행하는 가운데 3, 4위 팀의 준플레이오프 승자가 2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정규리그 1위의 결승 상대가 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