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폐막… 관객 역대 최다 22만3000명 75개국 영화 304편 선보여
입력 2012-10-14 18:05
‘아시아의 다양성’을 주제로 열린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3일 오후 8시 방글라데시 모스타파 파루키 감독의 폐막작 ‘텔레비전’ 상영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배우 방은진과 이제훈의 사회로 오후 7시부터 진행된 폐막식에는 김기덕 감독, 조민수 안성기 강수연 송중기 등 배우, 김동호 전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영화인들이 대거 참가했다.
지난 4일부터 열흘간 열린 올해 BIFF에서는 75개국 304편의 영화가 선보였다. 세계에서 처음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 93편과 제작국을 제외하고는 첫선을 보이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9편이 포함됐다. 영화제를 찾은 관람객 수는 역대 최다인 22만3000여명을 기록했다. 영화제가 처음으로 두 번의 주말에 걸쳐 개최된 것이 많은 관람객 동원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영화제를 찾은 국내외 영화인과 취재진은 총 1만1519명이었다. 32개국 181개 업체가 참가한 아시아필름마켓도 성황을 이뤘다. 특히 올해 새롭게 시작한 ‘북 투 필름(Book To Film)’의 성공적인 개최로 영화제가 더욱 알찼다는 평가다. ‘북 투 필름’은 원작 판권을 가진 출판사와 영화 제작사를 연결해주는 자리로 27개 출판사의 49편이 출품돼 10편이 최종 선정됐다.
올해 폐막작의 경우 부산영화제가 제작비 등을 지원한 작품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뿌듯한 자부심을 갖게 됐다. 부산영화제가 태동한 남포동에서 열린 야외무대와 아시아 배우 발굴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관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관객의 관람 문화도 한층 성숙해져 명실공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부 극장에서 음향 사고가 나는 등 프로그램의 진행 미숙과 세계적인 규모를 갖춘 해운대 영화의전당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점 등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세계적인 배우와 거장 감독의 작품을 초청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 7편 가운데 5편이 한국 감독의 작품이어서 ‘집안 잔치’에 그쳤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영화제가 열리는 남포동과 해운대 사이에 거리가 멀어 관객 서비스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고향인 남포동 지역을 특화하는 것과 영화의전당 상영 횟수를 늘리는 방안 등 운영 부분을 심도 있게 고민해 내년에는 더욱 좋은 영화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시아 신인감독 작품에 주어지는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상은 태국 나와폰 탐롱라타나릿 감독의 ‘36’과 레바논 마리암 나자피 감독의 ‘카얀’이 수상했다. ‘36’은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도 함께 받았다. 플래시 포워드상은 체코 즈데넥 이라스키 감독의 ‘꽃봉오리’가, 선재상은 이란 니칸 네자미 감독의 ‘조금만 더 멀리’(아시아), 박범 감독의 ‘목격자의 밤’(한국)이 각각 차지했다.
부산=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