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이 사이클링 힘차게 페달을… 김경렬 10월 20일까지 박영덕화랑서 전시

입력 2012-10-14 17:44


어디서 많이 본 인물들이 사이클링을 하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김구 선생 등이다. 사이클링 복장을 하고 각자 자전거에 올라탄 채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톨스토이, 피카소, 아인슈타인 등 해외 유명인사들도 등장한다. 사이클링 선수들 틈에서 부지런히 페달을 밟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해학 넘치는 인물화 작업을 선보이는 ‘팝 리얼리즘’ 작가 김경렬(51)의 그림이다. 20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개인전을 여는 작가는 신작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와 ‘K팝(K-pop)’ 연작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사이클 경주를 일컫는 ‘투르 드 코리아’ 연작에는 동서양 역사 속 유명인들을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K팝’ 시리즈에서는 최근 세계를 휩쓰는 한류 열풍의 주역들인 소녀시대, 원더걸스, 빅뱅, 투애니원(2NE1) 등 K팝 스타들이 사이클을 타거나 코믹한 연기자로 변신한 익살스런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대중적인 인물들을 희화화함으로써 고전적이고 무거운 박물관 속의 리얼리즘이 아니라 사람들이 즐길 수 있고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팝 리얼리즘’을 선사하고 있다.

홍익대 응용미술학과를 나와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다 20년 전 전업 작가로 나선 그는 “그림을 시작할 때부터 삶의 모습을 기록하는 데 몰두해 왔다. 지금은 우리가 즐기는 것들을 통해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고 말했다. 자연 풍경과 나무 그림을 거쳐 유명 인사들이 비보이를 하는 작품에 이어 사이클링 신작으로 나아간 작가의 끊임없는 실험정신이 돋보인다(02-544-8481).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