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 사무총장 처리 두고 내홍
입력 2012-10-14 14:38
[미션라이프]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김요셉 목사)이 현 사무총장의 처리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특히 조직의 핵심인 대표회장과 사무총장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창립 7개월 만에 최대 위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교연은 지난 12일 임원회를 열어 안준배 사무총장에 대한 인사처리 문제와 관련, 5인으로 구성된 조사처리위원회를 통해 안 사무총장의 거취를 결정키로 했다. 한교연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대표회장은 안 사무총장이 직무 태만과 업무수행능력 부족 등으로 사실상 사무총장직을 더 이상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대해 안 사무총장은 “사실과 다른 음해에 가까운 결정”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른 조사처리위원회의 활동과 충분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한교연은 이번 주중 조사처리위원회를 가동, 다음 주쯤 결론을 낼 예정이다.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교연의 한 국장급 인사는 “안 사무총장이 지난 6월 말 취임한 이래 약 100일 동안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한 횟수가 3번뿐”이라며 “지금까지 본인 직책에 따른 관련 업무를 맡아 수행한 적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 사무총장은 “매일 출근했지만 대표회장이 사무총장의 역할과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본인(대표회장)의 역할을 위배하면서 나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급기야 집무실 폐쇄와 언어 폭행 등의 시비가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12일 오전, 안 사무총장은 자신의 집무실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문이 잠겨서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대기발령을 이유로 김 대표회장이 직접 문을 잠궈놓은 것. 한교연 관계자는 “집무실 폐쇄는 대표회장의 지시에 따른 적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안 사무총장과 신광수 사회문화국장간 언쟁이 있었고, 한교연 사무실을 나가려는 안 사무총장과 이를 제지하는 신 국장 사이에 밀고 당기는 신체 접촉과 다소 거친 언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분란이 현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교연 사이에서 벌어지는 주요 교단들의 이합집산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한교연은 창립 직후, 기구운영과 세 확대를 위한 주요교단 및 교회들의 지원이 절실했고, 교단가입 권유와 후원 요청 등 안 사무총장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지난 9월 주요교단들의 총회가 끝난 이후 한교연 가입하는 교단들이 쇄도하면서 안 사무총장에 대한 역할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이와 함께 한교연이 특정교단 인사를 차기 사무총장에 세우려는 수순으로 바라보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안 사무총장은 “그동안 나를 마치 돈줄처럼 여겨온 것 아니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고, 김 대표회장 측은 “안 사무총장이 대표회장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면서 본인의 업무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