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곰 10회말 통한의 실책…‘어게인 2010’은 없었다

입력 2012-10-13 00:40

롯데가 천신만고 끝에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롯데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프로야구 준PO(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상대의 폭투에 이은 끝내기 포수 실책으로 4대 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마크한 롯데는 PO 진출을 확정짓고 다음 주 인천으로 올라가게 됐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준PO 사직구장 7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반면 경기 내내 앞서다 막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두산은 끝내기 실책으로 허무하게 무너지며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경기는 8회초까지 두산의 분위기였다. 롯데는 선발 고원준이 1회초 상대 4번 윤석민에게 솔로포를 내준 데 이어 3회초 또다시 윤석민에 적시타를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롯데는 길고긴 0의 행진이 이어지던 8회초 이원석에게 2루타를 내주며 0-3으로 벌어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는 사이 롯데는 4회말 무사 1, 2루에서 다음 타자인 박종윤과 전준우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후속타 불발로 번번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010년 준PO에서 두산에 1, 2차전을 이기고 내리 3연패하며 무너진 전철을 되밟는 듯 했다.

하지만 롯데는 8회말 여섯타자가 연속으로 출루하며 단숨에 3점을 뽑아 3-3 동점을 만들었다. 롯데는 8회말 두산이 투수를 변진수에서 더스틴 니퍼트로 교체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선두타자 문규현이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루타를 치고 나간 후 김주찬이 좌측 깊숙한 2루타를 치며 문규현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는 다음 타자 박준서의 안타 때 김주찬이 두산 좌익수 김현수의 정확한 홈 송구로 아웃되며 상승세가 끊기는 듯 했지만 손아섭이 곧바로 적시타를 터뜨리며 또다시 1사 1, 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급하게 홍상삼을 투입했지만 믿었던 홍상삼이 두 타자 연속 볼넷과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롯데는 연장 10회말 선두타자 박준서가 안타를 치고 1루로 나간 후 손아섭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 끝내기 찬스를 맞았다. 그런데 두산 마무리 스캇 프록터가 폭투를 던진데 이어 포수 양의지가 3루로 뛴 박준서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이 악송구가 되며 경기가 끝났다. 준PO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는 1승2세이브를 거두며 롯데의 뒷문을 철저히 잠근 정대현에게 돌아갔다. 준PO 4차전 MVP는 롯데의 끝내기 득점을 올린 박준서가 선정됐다. SK와 롯데가 맞붙는 PO 1차전은 16일 오후 6시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부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