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영화 ‘광해’ 본 文, 盧 떠올리며 눈물

입력 2012-10-13 00:35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12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관람하며 펑펑 울었다. 영화 속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2009년 노 전 대통령 장례식 때 상주 역할을 하면서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그였기에 이날 눈물은 매우 이례적이다.

문 후보는 오후 6시쯤 서울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추창민 감독, 원동연 제작자,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 등 영화인들도 있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왕 노릇을 하게 된 천민 광대 ‘하선’이 기득권을 가진 중신들과 맞서는 모습을 그렸다.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가 많다. 영화에 등장하는 대동법과 명나라 파병 문제는 참여정부 때 논란이 됐던 종합부동산세와 이라크 파병을 연상케 한다. 하선이 중신들에게 “부끄러운 줄 아시오”라고 호통치는 대목은 노 전 대통령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반대파를 향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일갈했던 모습과 흡사하다. 노 전 대통령이 장인의 좌익 활동 논란에 “그러면 제가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라고 했듯 하선은 “나더러 조강지처를 버리란 말이요”라고 말한다.

문 후보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10분간 빈 객석에서 눈물을 훔쳤다. 김경수 수행1팀장은 “정치권 밖에 있다가 대선 후보로 나선 상황, 서민들의 애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문 후보는 앞서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열린 안보정책 간담회에서 “안보 능력은 이명박 정부보다 참여정부가 훨씬 좋았다. 참여정부에선 남북 간에 한 번도 군사적 충돌이나 희생이 없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