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김성주 “언니·오빠…난 재벌 2세 아닌 재벌 좌파”
입력 2012-10-12 21:35
새누리당이 12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족 후 첫 회의를 가졌다. 당내 갈등에 어수선했던 당사는 모처럼 활기가 보였다. 하지만 영입 인사들이 강한 ‘개성’을 보여준 데다 갈등도 봉합 상태여서 선대위가 순항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튀는’ 영입 인사들=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된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첫날부터 ‘튀는’ 언행으로 이목을 끌었다. 임명장 수여식부터 스키니진에 빨간 핸드백과 빨간 운동화의 파격 패션을 선보였다. 그는 “핸드백만은 당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들고 싶었고 열심히 뛰겠다는 의미로 운동화를 신었다”고 했다. 선대위 티타임에선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언니’,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을 ‘오빠’라고 불렀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정치 깡무식꾼’ ‘글로벌 경제 야생마’로 표현했다. 또 “난 재벌 2세가 아니라 재벌 좌파”라며 “재벌과 정략결혼을 하지 않아 집에서 쫓겨났고 뉴욕의 뒷골목에서 박스를 날랐다”고 소개했다. ‘친재벌’ 인식을 불식시키면서 젊은 시절부터 여성이란 핸디캡을 극복하고 자수성가한 이력을 강조한 말이다.
이어 ‘글로벌 영토를 10배 넓혀야 북한까지 아우른다’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 ‘정치권을 밖에서 보면 밀실과 술이 떠오른다’ 등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당 안팎에선 “그간 새누리당에 없던 신선함이 있다”는 평가와 “설화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대통합위원회 기획특보로 임명된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입당 기자회견에서 “장준하 선생이 나의 보스다. 의문사 의혹이 있으면 재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준 전 헌재소장은 5·16과 관련해 “옳고 그름에 대해 더 말할 게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반쪽 선대위’ 봉합된 갈등도 과제=선대위 인선에서 비박(非朴·비박근혜) 세력을 배제한 것과 일부 외부 인사 영입에 실패한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구로갈릴리교회 목사는 라디오에 나와 “선대위 구성을 보면 정말 새누리당스럽다”며 “이재오 의원이 빠진 건 당내 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박 후보가 삼고초려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진념 전 경제부총리, 송호근 서울대 교수 등이 선대위 인선에서 빠진 것은 외연 확대에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과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의 갈등도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뇌관이다. 안 위원장과 한 부위원장은 회의 시작 전 만나 인사를 나눴지만 안 위원장이 굳은 표정으로 일관해 “둘의 관계가 여전히 불편한 것 같다”는 관측이 나왔다. 선대위에 공약위원회가 신설된 점도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고육책이란 지적이다. 핵심 당직자는 “이 원내대표를 의장단에서 제외한 대신 별도 위원회를 둬 박근혜 후보가 두 사람을 조율할 여지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