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독도 갈등’ 풀리나… 日, ICJ 단독제소 유보 시사
입력 2012-10-12 22:30
독도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풀릴 수 있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측이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단독 제소 유보 가능성을 내비치는가 하면 양국 재무장관회담 재개에도 합의했다.
1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라 슈지(吉良州司) 외무성 부대신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ICJ 제소와 관련해 “최종적으로 단독 제소가 좋을지, 제소 시기는 어떻게 할지 지금부터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반응을 살펴가면서 단독 제소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단독 제소 유보 가능성을 시사하는 언급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외무성의 한 간부도 “긴장 완화의 조짐이 보이는 한국에 대한 대응은 중국과 다르다”면서 단독 제소 재검토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다만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12일 “정부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제소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양국 간 갈등해소 조짐은 지난 10일 도쿄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양국 재무장관이 만나 잠정 중단됐던 한·일 재무장관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을 방문하는 윌리엄 번스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양국 간 갈등을 중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번스 부장관은 15일 서울에서 고위급 인사를 면담하고 한·미 전략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동북아 영토 분쟁이 주요 논의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방한에 앞서 14∼15일에는 도쿄에서 일본 외무상과 방위상 등을 만나 동아시아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미국 내에서도 미 정부가 한·일 영토 분쟁에 중립적인 입장을 벗어나 ‘역사적 당사국’으로서 적극적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학 역사학 교수는 11일(현지시간) 한미문제연구소(ICAS)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독도는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양국에 모두 군사적으로 개입해 상황을 무마해야 하는 유일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